왓챠,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왓챠 지지마” 물결 이어지는 이유
-왓챠, OTT 업계 경쟁 심화되며 위기… 사업 구조 개편까지
-서비스 중단 우려한 이용자들 “왓챠 지지마” 응원 물결
-평점 데이터 · 동시 자막 기능 호평 잇따라
메이커스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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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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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가 국내 OTT 6월 이용자 수 7위를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와 11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경영권 매각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왓챠는 사실이 아니라며 일축했지만, 재무 투자자들의 자본 회수 요구가 높아지며 웨이브·티빙 등에 인수합병(M&A) 의사를 전달했다는 업계의 중론이 나오고 있다.
한편 왓챠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SNS 상에서 왓챠를 응원하는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트위터에서는 '왓챠 지지마'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인력 감축 소식과 함께 소수 지분 매각설이 부상하자 서비스 중단을 우려한 이용자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독립 영화와 퀴어 콘텐츠 등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한 것이 이용자들의 지지 이유이지만, “왓챠 지지마” 물결이 크게 일어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컨슈머 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왓챠는 비교적 낮은 이용자 수에도 기존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태훈 대표가 개발한 콘텐츠 추천 엔진인 '평점 데이터'가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교한 콘텐츠 추천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왓챠가 쌓아온 평점 데이터는 약 6억 개로 네이버 영화의 30배 가량이다. 왓챠는 이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여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유통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런칭된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시멘틱 에러'가 이렇게 제작된 대표적인 콘텐츠다.
한·영 동시 자막 등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 역시 호평을 받고 있다. 미국 HBO 채널의 일부 콘텐츠 종료를 당일 공지하는 웨이브, 화면 밝기와 음향 조절 버튼이 시청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디즈니플러스와 달리 이용자의 시청 환경을 섬세하게 고려했다는 것이다. 웹으로 시청 시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 맥 등 다양한 브라우저를 지원한다는 점도 왓챠의 장점이다. 또한, 2019년 3월 15일부터 신규 가입자의 '베이직' 요금제를 막은 이후로는 가격 인상이 없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지속적인 요금 인상과 광고 삽입형 저가 요금제를 별도로 실시하겠다고 밝힌 넷플릭스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시간으로 인기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서비스와 오리지널 콘텐츠의 부진에서 왓챠가 위기를 맞이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왓챠가 문화적으로 다양한 콘텐츠의 시청이 가능하며,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인터페이스 등 OTT 플랫폼의 '기본'에 충실하여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왓챠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을 내놓은 것과 별개로 사업 구조 개편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왓챠가 향후 이어질 국면에서도 OTT로서의 본질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양혜원 기자(메이커스저널 서포터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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