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개인보유 주식도 위임 논란..사측 "주주권리 보호 위한 권유일 뿐" 해명

메이커스저널 승인 2022.03.23 17:34 의견 0

지난 22일 KT 새노조가 KT 사측이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와 개인주식에 대한 위임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KT 사측은 주주권리 보장차원에서 안내한 것이며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자료=KT]

[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둔 KT가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 뿐 아니라 개인보유 주식까지 위임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KT 새노조와 일부 직원들은 사측이 우리사주와 개인이 보유한 KT주식에 대한 위임을 강요하고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 비율을 취합하는 등 이른바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KT 사측은 주주 권리 차원에서 안내를 한 것이며 일각의 주장처럼 위임 반대로 인한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일체 없다 밝혔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 새노조측은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KT가 직원들이 가진 우리사주 및 개인보유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위임하라고 강요하는 내부 고발이 있었다고 지난 22일 주장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지난 21일 당 노조측에서 주장한 KT 직원들의 우리사주 보유분 뿐 아니라 일반 개인 주식에 대해서도 사측에서 위임을 요구하는 강요가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다"며 "우리사주의 경우 사측의 주장처럼 의결권 위임을 하거나 위임에 대해 반대를 하고 철회 후 찬성으로 전환하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개인보유 주식에 대해서도 이러한 강요가 있었다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사주 의결권 위임의 경우도 부서별로 몇 명이 찬성하고 반대했는지 비율을 액셀로 취합해 보고하게 하는 등 경쟁심리를 자극하는 구태의연한 '줄세우기'를 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 블라인드 등 익명 게시판에도 KT 직원들의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KT 블라인드 게시판에는 "주총도 전자투표라서 현장 참석 안하고도 의사표현이 가능한데 왜 회사에서 내 의사와 관계없이 대리투표를 하라는 지 이해가 안된다", "소통방에는 위임 안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직원 개인별로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체크하고 있다는게 탈통신을 외치는 기업의 모습이 맞나 의심스럽다", "재택 중이라 위임장 서면 제출이 안되니 결과를 화면 캡쳐해서 보내라고 한다. 아이폰 유저라 보안때문에 캡쳐가 안되니 다른 스마트폰으로 화면 찍어서 보내라고 한다", "주주가 가진 권리인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하라는 것은 문제 있어 보이는 사내이사 선임 반대를 위한 목적이 아니냐"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KT 블라인드 게시판에서 직원들이 우리사주 및 개인보유주식 의결권 위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자료=블라인드 캡쳐]

반면 KT 측은 우리사주 뿐 아니라 개인보유 주식에 대한 위임을 안내한 것은 맞다면서도 주주권리 보장 차원에서 행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KT 관계자는 "우리사주를 포함해 개인이 보유한 KT 주식들까지도 의결권을 위임할 수 있다고 주주권리를 안내했다"며 "사내직원들을 상대로 한것이니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있는 위임장 양식을 프린트해서 제공하고 취합한 것이다. 의결권 위임에 대해 반대하면 철회하고 찬성을 던지게 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의결권 위임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며 사측은 다만 찬성을 권유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과정에서 사측이 직원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강요했다는 것이 새노조 측의 주장"이라며 "의결권 위임은 그동안 주주총회를 앞두고 계속 해온 절차이며 강요는 전혀 없었다. 직원들 사이에서 위임 반대표를 던지면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노조 측은 사측이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약식기소된 박종욱 안전보건총괄 대표이사를 사내이사 재선임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서 강행하려는 등 구현모 대표이사의 연임을 위한 이른바 '친위대'를 구성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KT 새노조 관계자는 "KT 이사회 구조상 CEO가 자기 입맛에 맞는 이사회 인원을 구성하면 이른바 무한 셀프 연임이 가능하다"며 "분명 혐의가 있는 박종욱 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주총에 오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박종욱 이사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주주총회에서 문제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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