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창작 연대 이은규 위원장(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 문화예술콘텐츠위원장)이 선언문을 읽고 있다.

2025년 5월 7일, '드라마 창작자 연대'가 정식 출범하며 드라마 산업계에 울림을 주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창립 발기인들과 함께 드라마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첫 공식 회견이 열렸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립식에는 이은규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 문화예술콘텐츠위원장을 비롯해 정락현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 정책부회장, 유소원 작가, 최순식 작가, 배우 김영임, 이정훈 등이 참석했다.

이정훈 배우는 "한류 드라마의 밝은 빛 뒤에는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한다"며, 최근의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40년 넘게 업계에 있었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다"고 밝히며, 현재의 위기를 방치할 경우 드라마 한류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는 과도한 출연료 문제와 그로 인한 제작비 상승이 지속될 경우 드라마 산업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기자 출연료 조정과 제작사-배우 간 협업 구조의 재정립 필요성도 언급되었다. 특히 주연급 연기자의 과도한 개런티가 전체 제작 구조를 왜곡시킨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되었다.

AI 기술과 관련해선 정락현 박사가 드라마 제작에서의 기술적 대안으로서 AI 활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그는 "AI는 단순히 대본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영상 생성, 편집, 캐릭터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하다"며, "AI 믹스를 통해 현재의 숏폼 제작비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면 이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창작자 연대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AI 기반의 무료 드라마 플랫폼을 개발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OTT 유료 서비스 중심에서 벗어나, 통신사, 공중파, 인공지능 기술 기업 등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공공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

드라마 창작 연대 임원


드라마 창작자 연대는 향후 1~2년 내에 1,000명의 창작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 시스템을 갖춘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기반 드라마 100편 제작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제는 정부와 업계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할 때"라며, "한국이 스토리텔링과 창의성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협력과 제도적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은 단순한 집회가 아닌, 한국 드라마 산업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었다. 연대는 실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 창작자 주도의 플랫폼 구축과 더불어, 정부 및 산업 전반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드라마 한류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임지윤 기자(dlagyo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