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은행권 더 깊숙이 파고든다..신한은행·카카오뱅크 'ESG위원회' 설치

지주 이사회에 이어 은행 이사회도 ESG위원회 설치
은행 차원 ESG전략 수립·실행력 강화 필요성 제기
한발 앞선 신한은행..은행 ESG위원회 설치 확산 전망

메이커스저널 승인 2022.03.30 16:21 의견 0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카카오뱅크가 최근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더욱 깊숙이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지주에 이어 은행 이사회 내에도 자체적으로 ESG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ESG경영체제 확립에 나선 것이 이유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23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신설을 결의했다. 지주사가 아닌 시중은행 자체 조직으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립한 것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지난 1~2년 이사회 내 ESG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ESG가 기업의 경영 활동을 평가하는 핵심지표로 떠오르면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 소위원회 설치의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KB금융의 ESG위원회, 신한금융의 ESG전략위원회, 하나금융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우리금융의 ESG경영위원회가 포함된다.

다만 그룹의 ESG경영을 총괄하는 지주사 내 ESG위원회가 설치됐을 뿐 은행에서는 ESG전담 조직을 설치해 세부 계획과 실행을 맡겼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ESG경영위원회와 ESG운영위원회를 신설했다. ESG경영위원회는 경영진으로 구성된 은행장 주관 ESG 협의체이고 ESG운영위원회는 ESG추진부서와 아젠다별 유관부서의 협업운영을 위해 마련됐다.

신한은행은 한발 더 나아가 은행 차원의 ESG전략을 수립하고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ESG운영위원회는 CEO와 경영진으로 구성돼 실무적인 사항들을 결정했다면 ESG위원회는 이사회에서 결정해야될 만큼 큼지막한 사항들에 대해서 논의한다”며 “지주의 ESG전략위원회는 금융그룹 전체 차원에서 ESG경영을 논의하는 것이고 은행의 ESG위원회는 은행 차원의 ESG경영을 논의하는 만큼 역할이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개정된 신한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ESG위원회는 ESG 경영전략 수립 및 목표 설정, ESG 추진실적 및 성과, ESG 이니셔티브 가입, ESG 핵심사업 추진에 관한 사항에 대해 결의하고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ESG위원회 신설로 고객과 사회의 가치를 높이며 환경은 물론 지속성장 가능한 ESG경영 실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본업과 연계된 ESG경영전략과 ESG 핵심추진과제를 적극 실천해 고객가치를 제고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2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 설치를 결의했다.

모회사인 카카오 이사회 내 ESG위원회가 있고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 공동센터(CAC)에서 계열사 ESG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가 자체적인 ESG위원회를 설치한 것이다. 인터넷은행에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마련하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에는 ESG조직을 두고 ESG 활동을 했던게 아니라 내부적으로 관련 부서에서 사회 봉사 활동이나 기부 활동을 진행해 왔었다”며 “이제 전담 부서도 신설하고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해 ESG를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SG위원회는 카카오뱅크의 ESG 관련 전략을 수립·심의하고 결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ESG위원회에는 사내이사인 윤호영 대표이사와 김광옥 부대표를 포함한 카카오뱅크 이사회 전원이 참여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부터를 시즌2로 구분하고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카카오뱅크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혁신, 주택관련 실수요 대출 공급 확대 등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으며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범죄 예방 등에도 지원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이사회 내 ESG위원회 설치로 ESG경영이 좀 더 탄력받아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ESG경영이 앞으로 대세인 만큼 다른 은행들도 필요에 따라 ESG위원회 설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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