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등 글로벌 AI 선도기업들은 ‘레드팀’을 AI 보안의 핵심축으로 삼아 실시간 대응·다분야 전문성·정량적 투명성까지 완비한 반면, 한국 기업들은 아직 초기 단계의 시범 운영에 머무르고 있다. 이 격차는 단순한 기술 차이를 넘어,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신뢰·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
◆글로벌 수준으로 진화한 OpenAI의 레드팀 전략
1. 에이전트형 AI의 보안 리스크 확대
OpenAI의 ‘ChatGPT Agent’는 실제 이메일 송수신, 클라우드 문서 접근 등 복합 작업을 자율 수행하는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단순 채팅형 AI보다 민감 정보 유출, 권한 오남용, 체인형 공격 등 보안 리스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 다층 방어체계와 실시간 대응
OpenAI는 박사급 보안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전담 레드팀이 수십 시간에 걸쳐 실제 시나리오 기반 공격을 수행했고, 그 결과 실질적인 보안 취약점 다수를 조기 발견했다. 시각 지침 무력화, 클라우드 문서 탈취, 생물학·화학 지식 합성 등 현실적 위협모델 기반의 시도에 대응하는 다층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실시간 100% 트래픽 모니터링
수 시간 내 패치 프로토콜
메모리 비활성화, 민감 정보 컨텍스트 감시
AI 출력에 대한 생물·화학 정보 필터링 및 버그 바운티 운영
3. 정량적 보안 성과 공개
브라우저 지침 무력화 차단율은 82%에서 95%로, 데이터 유출 차단율은 58%에서 67%로 향상됐다. 정량지표 기반의 실험과 투명한 결과 공개는 글로벌 벤치마크를 선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레드팀 운영 실태와 한계
1. 전문가 구성의 한계
국내 주요 AI 기업은 보안 전담 조직 또는 유닛은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박사급 전문가나 바이오·사회공학 등 다분야 인력의 상시 참여는 부족하다. 외부 전문가 참여 역시 간헐적이며 체계적이지 않다.
2. 시나리오 다양성과 현실성 결여
현재 대부분의 AI 보안 테스트는 웹 기반 텍스트형 위협에 집중되어 있으며, 생물학적 정보 유출이나 사회공학 기반 공격 시나리오 등은 고려되지 않는다. 실제 업무 환경을 반영한 입체적 테스트는 전무한 실정이다.
3. 실시간 모니터링 및 패치 체계 미흡
국내 기업 대부분은 샘플링 기반 모니터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안 패치 속도는 수일에서 수 주 단위다. OpenAI의 수 시간 단위 실시간 대응과 비교하면 보안 대응 체계의 민첩성과 정밀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4. 투명성 및 정량화 부족
레드팀 실험 결과나 공격 시도 탐지율·차단율 등 정량적 지표 공개는 매우 제한적이며, 업계 간 벤치마크나 공통 기준도 부재하다.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획득하기 어려운 구조다.
◆전문가 관점: 강화해야 할 핵심 인사이트
“레드팀은 기능이 아니라 시스템의 근간이다”
레드팀은 단순한 점검 기능이 아니라, AI 시스템 설계의 전제이자 신뢰 경계의 핵심 요소로 작동해야 한다. 공격자의 창의성과 집요함, 다양한 현실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상시 대응력이 중요하다.
다분야 전문가 상시 확보와 외부 참여 확대 필요 :보안뿐만 아니라 생물학, 법률, 윤리 등 다양한 전문영역의 전문가들이 독립적이며 상시적으로 관여하는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실시간 모니터링과 자동화된 대응 체계로 전환 :수동 점검과 정성 평가에서 벗어나, 트래픽 전수 감시와 수 시간 단위 자동 패치가 가능한 인프라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기업 경쟁력의 척도가 된다.
정량지표 기반 평가와 업계 기준의 투명화 필요 : 공격 탐지율, 차단율, 패치 속도 등 정량화된 성과지표를 업계 내에 공유하고 표준화함으로써, 국제적 신뢰도 확보와 공동 방어체계 구축이 가능해진다.
◆결론: AI 경쟁력은 ‘보안 근육’에서 결정된다
OpenAI의 사례는 기술력뿐 아니라 AI 보안의 구조적·문화적 진화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됨을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도 레드팀 전략을 단순한 보완책이 아닌 시스템의 설계 원리로 전환하고, 글로벌 수준의 정량적 평가, 실시간 대응, 전문가 집단화에 전사적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