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기획특집 | “소버린 AI는 기술이 아니라 국가 생존의 문제다”

- 이성덕 박사에게 듣는 Sovereign AI의 개념과 전략

정리/구성: [이길환편집장]

Q1. 박사님, 최근 “소버린 AI”라는 개념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용어의 정확한 의미부터 짚어주실 수 있을까요?

이성덕 박사:

네, 소버린 AI란 한 국가가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데이터, 인프라 활용에 있어서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기술 주권과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을 말합니다.

단순히 기술 자립을 넘어서, 안보, 경제, 공공복지 등 모든 영역에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Q2. 왜 지금 소버린 AI가 중요한가요? 기존의 글로벌 협업이나 기술 수입 방식으로는 부족한가요?

이성덕 박사:

이제 AI는 핵심 국가 역량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특정 국가의 AI 시장을 장악하면 데이터 유출, 알고리즘 종속, 안보 리스크 같은 문제가 현실화됩니다.

이미 EU는 AI법(AI Act), 데이터 현지화 정책, 공공 AI 인프라 강화 등으로 대응 중입니다. 각국이 기술 패권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Q3. 소버린 AI의 정책 목표를 나눠 본다면 어떤 축으로 구성될 수 있을까요?

이성덕 박사:

크게 두 가지 축입니다.

첫째, 공공정책 목표입니다.

국가 안보 보호 차원에서 자국의 핵심 인프라—예를 들어 국방, 에너지, 통신 등을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고,

데이터 주권 확보를 통해 국민의 민감한 정보를 해외에 무단 반출하지 않도록 방지합니다.

더 나아가 AI 윤리 구현과 소비자 보호를 통해 공정하고 포용적인 기술 환경을 조성하죠.

둘째는 산업적, 경제적 목표입니다.

자국 AI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고,

AI 기반 일자리 창출과 기존 산업의 생산성 혁신을 유도하는 것이죠.
두 축은 상호보완적이며, 전략적 균형이 매우 중요합니다.

Q4. 소버린 AI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성덕 박사:

크게 네 가지 전략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데이터 주권 및 거버넌스 강화

데이터 현지화: 민감 정보는 반드시 국내에서 저장·처리하게 하고,

데이터 공유 생태계: 공공 데이터 개방을 통해 AI 학습 자원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2) 공정한 시장 경쟁과 감시

대형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방지: EU의 DMA처럼 상호운용성 의무화, API 개방이 핵심입니다.

스타트업 지원: 인력, 자금, 기술 지원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죠.

3) AI 윤리 및 법제도 정비

OECD, 유네스코 등 국제 윤리 가이드를 국내 정책에 반영하고,

설명 가능한 AI, 책임성 확보, 피해 구제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4) 핵심 기술 내재화 및 인프라 구축

AI 칩, LLM 같은 핵심 기술 R&D 투자를 늘리고,

공공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등 인프라도 자체 구축이 필요합니다.

특히 AI 인재 양성 및 유치는 성공의 열쇠죠.

Q5. 다만 데이터 현지화나 빅테크 규제는 ‘디지털 보호무역주의’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국제적 논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성덕 박사:

맞습니다. WTO나 FTA 규범 위반 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한 정책 설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OECD, 유네스코, ISO 등 국제 표준 기구에서 다자 협력과 룰 세팅에 적극 참여해야죠. 우리가 주도권을 갖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Q6. 마지막으로, 한국은 소버린 AI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이성덕 박사:

지금은 ‘정책 의지’와 ‘집행력’이 중요합니다.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서 국가 존립과 번영의 문제입니다.

기술 자립을 위한 R&D 집중 투자,

윤리 기준 정립,

공공-민간 협력 생태계 조성이 동시에 필요합니다.
특히 한국은 빅테크 종속성과 기술 유출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절실합니다.
우리가 주권을 지키는 AI, 그것이 진정한 ‘국가 AI 전략’의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