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 강국을 위한 정책과제집 https://nia.or.kr/site/nia_kor/ex/bbs/View.do?cbIdx=82618&bcIdx=28319&parentSeq=28319



전 세계가 인공지능을 둘러싼 새로운 경쟁 국면에 돌입했다. 미국과 중국은 AI를 국가 안보와 경제 패권의 핵심으로 간주하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유럽 역시 데이터 주권을 지렛대로 삼아 독자적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내놓은 「AI 활용 강국을 위한 정책과제집」은 단순한 정책 제안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에 가깝다.


데이터가 곧 주권이다

AI 경쟁의 본질은 모델이나 알고리즘이 아니라 결국 데이터에 있다. 누가 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이번 과제집이 ‘세계 최고의 데이터 강국’을 첫 번째 비전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다.

AI데이터뱅크 구축, 데이터 토큰 이코노미 확산 같은 제안은 단순한 기술적 실험이 아니라 국가적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데이터가 ‘21세기의 석유’라는 말이 공허한 수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인프라는 공공재가 되어야 한다

AI를 일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닌 전 국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만들겠다는 선언도 주목할 만하다. 전국 단위 AI Farm, 지능형 네트워크, 양자AI 기업 육성 등은 결국 ‘AI 비용을 가장 저렴하게 만드는 나라’를 지향한다.

GPU와 클라우드 자원을 가진 자가 패권을 쥐는 현실에서, 국가가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투자·공유하지 않으면 지역과 계층 간 AI 격차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질 것이다.


혁신은 사람과 제도로 완성된다

AI 혁신은 하드웨어와 데이터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리터러시 교육, 공공서비스 혁신, AI 품질보장 제도, 그리고 ‘AI 혁신 3법’과 같은 제도 개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술은 오히려 사회적 위험이 될 수 있다.

‘스마트경로당 2.0’이나 ‘국민 대표 AI 서비스’ 같은 생활 밀착형 프로젝트는 AI가 어떻게 국민 일상에 스며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과제다.


한국의 선택은 분명하다

이제 한국은 선택해야 한다. 기술을 수입해 소비하는 나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 데이터와 인프라, 제도를 주도하며 활용을 선도하는 나라가 될 것인지. AI는 단순한 산업 경쟁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 질서를 좌우하는 게임 체인저다.

NIA의 과제집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AI를 잘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될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지금의 답은 분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의 답은 우리 대신 다른 나라가 내려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