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미래를 이끌어갈 5개 정예팀이 최종 확정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평가 결과,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등 5개 컨소시엄을 최종 선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각 국가가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그 국가나 지역의 제도, 문화, 역사, 가치관을 정확히 이해하는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버린 AI 구현의 핵심 사업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택된 5개 팀
정부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5개 컨소시엄이 지원했다.
1차 서면 평가를 통해 네이버클라우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한국과학기술원 등 10개 팀이 선정되었다.
이후 발표평가에서는 기술력 및 개발경험, 개발목표 우수성, 개발 전략과 기술 우수성, 파급효과 및 기여계획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었다.
카카오, KT, 한국과학기술원, 코난테크놀로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 5개사는 최종 단계에서 탈락했다.
과기정통부는 5개의 정예팀은 모두 수준 높은 AI 모델 개발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증명되었으며, 프롬 스크래치부터 시작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및 확보하고자 하는 소버린 AI의 본질을 지향한 것으로 평가했다.
※ 각 팀별 차별화된 AI 모델 개발 전략
▶네이버클라우드 - 전국민 AI 접근성 확대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텍스트·음성·이미지·비디오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는 국가 공통 기초지능을 확보하고 전 국민 AI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네이버, 트웰브랩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 포항공과대학교 산학협력단,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참여한다.
▶업스테이지 -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 개발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은 파운데이션 모델 솔라 WBL을 기반으로 3년간 대국민 AI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 1000만명을 달성하고, 법률·제조·국방 등으로 서비스를 확산한다는 목표다.
업스테이지는 특히 인재 지원을 신청해 해외 우수 연구자의 인건비와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SK텔레콤 - 포스트 트랜스포머 기술
SK텔레콤 컨소시엄은 기존 생성형 AI의 모태가 된 트랜스포머 기술을 고도화한 포스트 트랜스포머 AI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 크래프톤, 포티투닷, 리벨리온, 라이너, 셀렉트스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이 함께 참여한다.
▶NC AI - 멀티모달 생성 모델
NC AI 컨소시엄은 산업 AI 전환을 위한 확장 가능한 멀티모달 생성용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한다.
▶LG AI연구원 - 전문성과 범용성 동시 추구
LG AI연구원 정예팀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 모델인 K-엑사원을 개발하기로 했다. 전문성·범용성을 모두 갖춘 AI모델을 통해 AI 전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분야별 서비스 선도 사례 창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 진단: 소버린 AI의 필요성과 과제
◆기술 주권 확보의 중요성
하정우 이재명정부 초대 AI미래기획수석은 “소버린 AI를 데이터 주권처럼 배타적인 개념으로 잘못 이해한 사람들이 국뽕이라는 말을 한다”며 “소버린 AI는 그 나라의 문화를 좀 더 잘 이해하는 AI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소버린 AI를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AI를 구축하는 국가의 역량으로 정의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주권은 데이터가 물리적, 그리고 법적으로 해당 국가의 통제 하에 있다는 의미로, AI 개발 및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가 자국 내에서 저장 및 활용되며, 자국 법령과 규제를 따라야 한다.
◆경제적 효과와 산업 파급력
AI 전문가들은 소버린 AI가 단순한 기술 독립을 넘어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소버린 AI가 미래 수출 전략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AI를 개발할 역량이 부족해 외부에서 AI 파트너를 찾는 국가들이 대상이다. 네이버가 자체 LLM 기술을 기반으로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등과 협력해 해당 국가들의 소버린 AI를 구축하고 있는 게 대표적 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 체계
◆대규모 인프라 및 예산 지원
정부는 선정된 5개 팀에 대해 총 2136억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한다. 국가기록원·통계청·특허청 등이 보유한 100억원 규모 고품질 데이터를 공통 제공하고, 팀별 AI 모델에 특화된 데이터셋 구축 예산 각 28억원도 편성했다.
GPU 지원의 경우 특별한 배분 방식이 적용된다. 앞서 정부에 GPU를 임대해 줄 GPU 임차사업의 공급사로 선정된 SKT와 네이버클라우드는 올해 GPU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신 LG AI연구원, NC AI, 업스테이지 등 3개 팀이 우선적으로 GPU 지원을 받게 된다.
◆단계별 평가와 선별 과정
정부는 철저한 성과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이르면 이달 초 5개 정예팀과 협약을 체결한 후 올해 말까지 개발, 확보한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12월 말 1차 단계평가를 거쳐 4개 팀으로 압축한다. 이는 지속적인 경쟁을 통해 최고 수준의 AI 모델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제적 맥락에서 본 한국의 소버린 AI 전략
◆글로벌 소버린 AI 동향
소버린 AI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가 되며 각국은 다양한 모델을 통해 자체 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국영 통신사 또는 유틸리티와 협력하여 소버린 AI 클라우드를 조달하고 운영하고 있는 국가도 있고, 또 다른 국가는 현지 클라우드 파트너를 후원하여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유 AI 컴퓨팅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인도 정부는 인력 개발, 지속 가능한 컴퓨팅, 국내 컴퓨팅 역량에 대한 민간 부문 투자를 촉진하는 소버린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일본도 NVIDIA와 협력하여 인재 역량 강화와 일본어 모델 개발을 지원하며 소버린 AI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문화적 다양성 보존의 중요성
네이버는 HyperCLOVA X를 통해 글로벌 모델에 비해 우수한 한국어 능력과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를 보여주며, 영어 능력 또한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평가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GPT-3와 같은 글로벌 AI 모델에서 한국어 데이터가 0.015% 미만인 현실을 고려할 때 매우 의미 있는 성과다.
학계 전문가 의견: 균형잡힌 접근의 필요성
◆포용적 소버린 AI 전략
오혜연 교수는 “한국은 강대국이 아니며 오픈AI나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없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하며 단순히 한국에서 개발된 AI 모델에 한국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진 접근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승현 국장은 “네이버처럼 자체 기술을 고도화하는 전략뿐만 아니라 KT와 마이크로소프트 협력처럼 국외 기술과의 협력 모델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협력이 데이터나 기타 방식으로 주권을 보장한다면 중요한 전략으로 채택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실적 도전과 과제
한 AI 솔루션 스타트업 임원은 “빅테크 성능의 95% 수준인 국가 AI 모델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성공 사례로 본 한국형 AI의 가능성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의 성과
AI가 독거노인에게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하는 네이버의 클로바 케어콜은 초고령화 사회라는 한국의 현실적 문제를 AI로 해결한 대표적 성공 사례다. 이 서비스는 한국에서 큰 성과를 거둔 후 일본에까지 확장되었다.
◆금융권의 소버린 AI 도입
한국은행은 사내망 전용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의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했다. HyperCLOVA X 모델에 한국은행이 보유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금융·경제 특화 모델을 만들고 높은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AI 혁신을 실현했다.
■향후 전망과 과제
◆K-AI 브랜드의 글로벌 확산
5개 정예팀은 K-AI 모델 혹은 K-AI 기업으로 불게 된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모두의 AI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소버린 AI 생태계의 확장을 정부가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AI 생태계 구축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지속가능한 AI 생태계 구축에 달려있다. 개발·확보한 AI 파운데이션 모델 등을 다른 기업 등이 상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오픈소스 정책을 제시해, 국내 AI 생태계 확장과, 다양한 AI 서비스 개발 촉진, 우리 국민들의 AI 접근성 증진 등에도 다각도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대한민국의 AI 주권 확보를 위한 이번 도전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독창적인 가치를 창출하며,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AI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과 기술적 역량이 결합된 소버린 AI 모델들이 어떤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