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애플이 AI(인공지능) 분야에서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구글은 AI 전략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CNBC 등 외신은 애플의 AI 전략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주가가 연초 대비 17% 하락하며 나스닥 100대 기업 중 하위 15위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반면, 구글은 2025년 AI 기술과 인프라 투자에서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주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AI 전략을 비교하고, 애플의 부진 원인과 구글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애플의 AI 전략: 소극적 혁신과 한계
사용자 중심의 온디바이스 AI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와 사용자 경험에 중점을 둔 AI 전략을 고수해왔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 기기에 AI 기능을 직접 내장해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를 강조한다.
애플의 A-시리즈 칩은 머신러닝 가속기를 포함해 이미지 인식과 자연어 처리 성능을 강화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지만,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복잡한 AI 모델 개발에서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리의 부진과 외부 협업 모색
애플의 음성 비서 시리(Siri)는 경쟁사 AI(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5년 6월 발표된 AI 기술 업데이트는 아직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애플은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와 같은 외부 AI 기업과의 협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 의존은 애플의 전통적인 독자적 생태계 전략과 충돌하며, 혁신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본 지출과 인수합병의 한계
애플의 2025년 6월 분기 자본 지출은 34억 6천만 달러(약 4조 8111억 원)로, 전년 동기(21억 5천만 달러) 대비 증가했지만, 경쟁사에 비하면 미미하다.
팀 쿡 CEO는 AI 투자를 확대하고 모든 규모의 기업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2025년 인수한 7개 기업은 대부분 AI 중심이 아니었다. 애플의 역대 최대 인수는 2014년 비츠 일렉트로닉스(30억 달러)로, AI 분야에서의 대규모 투자는 아직 부족하다.
구글의 AI 전략: 통합과 공격적 투자
수직적 통합과 AI 인프라
구글은 AI 기술 스택 전반을 아우르는 수직적 통합 전략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TPU(Tensor Processing Unit) 칩, 클라우드 인프라, 제미나이(Gemini) AI 모델, 그리고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검색, 지도, 유튜브 등)를 활용해 AI 생태계를 구축한다.
2025년 구글은 약 750억 달러(약 104조 3025억 원)를 AI 인프라에 투자하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을 통해 기업용 AI 솔루션을 강화하며, 고객사에 높은 확장성과 처리 속도를 제공한다.
제미나이 AI와 다중 모달
구글은 2024년 말 제미나이(Gemini) AI 모델을 공개하며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다중 모달(Multimodal) 처리 능력을 강화했다. 제미나이는 텍스트, 이미지, 음성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처리하며, 구글 검색, 유튜브 추천 시스템, 구글 어시스턴트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 검색은 제미나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더 정확한 답변과 맥락 기반 결과를 제공하며 사용자 경험을 개선했다. 이는 애플의 시리가 주로 기본적인 음성 명령 처리에 머무르는 것과 대조된다.
스탠퍼드대 AI 연구원인 앤드류 응(Andrew Ng)은 “구글의 제미나이는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활용한 광범위한 훈련으로 경쟁사 모델을 압도하고 있다”며 “애플의 시리는 특정 작업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는 더 넓은 범위의 질문과 상호작용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클라우드와 기업용 AI 시장 선점
구글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은 기업 고객에게 AI 모델 훈련, 배포,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2025년 2분기 기준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9% 성장했다.
반면, 애플은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으며,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파트너 시스템에 접근하고 있다. 애플의 재무 책임자 케반 파렉은 이 접근이 비용 효율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부재가 애플의 AI 확장성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자본 지출과 생태계 확장
구글의 2025 회계연도 자본 지출은 850억 달러(약 118조 1755억 원)에 달하며, 이는 애플의 연간 예상 지출(약 140억 달러)의 약 6배에 해당한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확장, TPU 개발, AI 연구소 운영에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며 AI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구글은 Waymo(자율주행), DeepMind(딥러닝 연구), Google Research 등 다양한 AI 관련 자회사를 통해 기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반면, 애플의 AI 투자는 주로 자체 칩과 온디바이스 기능에 집중되어 있어, 범용성과 확장성 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애플과 구글의 비교: 주요 차이점
1. 기술 접근 방식
• 애플: 온디바이스 AI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기기 통합에 초점. 이는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지만,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복잡한 모델 개발에서 제약이 따른다. 예를 들어, 시리는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하지만, 복잡한 질의 처리나 실시간 데이터 분석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에 비해 뒤처진다.
• 구글: 클라우드 기반 AI와 온디바이스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접근. 제미나이 모델은 방대한 웹 데이터와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높은 정확도와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는 검색 엔진, 광고, 클라우드 서비스 등 구글의 핵심 사업과 시너지를 낸다.
2. 투자 규모와 인프라
• 애플: 2025년 6월 분기 자본 지출은 34억 6천만 달러로, AI 인프라 투자에서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이다. 자체 칩 기반 서버에 투자하고 있지만, 클라우드 인프라가 부족해 대규모 AI 모델 훈련이 제한적이다.
• 구글: 연간 850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 지출로 데이터센터, TPU, AI 연구에 집중 투자. 이는 구글이 AI 모델 개발과 배포에서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다.
3. 인수합병 전략
• 애플: 2025년 약 7개 기업을 인수했으나, AI 중심 인수는 제한적. 팀 쿡 CEO는 규모에 상관없이 AI 관련 기업 인수를 고려한다고 밝혔지만, 과거 최대 인수(2014년 비츠, 30억 달러) 이후 대형 AI 인수는 없었다.
• 구글: DeepMind(2014년, 약 5억 달러), Looker(2019년, 26억 달러) 등 AI와 데이터 분석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며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장. 구글은 인수 후 기술을 빠르게 통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다.
4. 시장 반응과 성과
• 애플: 주가가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98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투자자 신뢰가 약화되고 있다. AI 전략의 성과 부족과 하드웨어 판매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구글: AI 투자 확대와 클라우드 부문 성장으로 주가가 안정세를 유지하며, 시장은 구글의 AI 전략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례 비교: 시리 vs.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두 회사의 AI 전략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시리는 아이폰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음성 명령(예: 알람 설정, 메시지 전송)을 제공하지만, 복잡한 대화나 맥락 이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반면, 구글 어시스턴트는 제미나이 모델을 기반으로 실시간 정보 검색, 다국어 대화, 심층적인 맥락 분석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구글 어시스턴트는 “오늘 서울 날씨와 뉴욕 날씨를 비교해줘”라는 요청에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세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카네기멜론대 AI 연구소의 라지 레디(Raj Reddy) 교수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방대한 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더 높은 유연성과 정확도를 제공한다”며 “애플이 시리의 성능을 개선하려면 외부 데이터 소스와의 통합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애플의 과제와 구글의 지속적 도전
애플의 과제
애플은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1.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온디바이스 AI에만 의존하지 않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를 통해 대규모 모델 훈련과 배포를 강화해야 한다.
2. 대규모 인수합병: AI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오픈AI, 퍼플렉시티 AI 같은 대형 AI 기업 인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3. 시리 개선: 시리의 대화 능력과 맥락 이해도를 높여 경쟁사 AI와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
구글의 도전
구글은 AI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1. 규제 압력: 구글은 검색 엔진과 광고 시장에서의 독점 논란으로 규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이는 AI 투자와 사업 확장에 제약을 줄 수 있다.
2. 경쟁 심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경쟁사들이 AI 모델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며 구글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다.
3. 윤리적 문제: AI의 편향성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는 구글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론
애플과 구글의 AI 전략은 접근 방식, 투자 규모, 시장 성과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애플은 온디바이스 AI와 개인정보 보호에 초점을 맞춘 신중한 전략을 유지하지만, 기술 혁신 속도와 인프라 투자에서 경쟁사에 뒤처지고 있다.
반면, 구글은 클라우드 기반 AI, 대규모 자본 지출, 수직적 통합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제미나이와 같은 혁신적인 모델로 사용자와 기업 고객을 모두 사로잡고 있다.
애플이 AI 경쟁에서 반전하려면 대규모 투자와 외부 기술 도입을 통한 과감한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 반면, 구글은 규제와 경쟁 심화 속에서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선두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