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AI는 우리의 무지를 비춘다
우리는 지금, 너무 투명한 시대를 살고 있다. 무지를 감추기엔 세상이 너무나도 똑똑해졌고, 그 중심엔 인공지능(AI)이 있다. AI는 종종 우리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너무도 정확하게 드러낸다. 어쩌면, 이 시대에 ‘무지에 대한 태도’는 개인의 지혜를 가늠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정보는 많지만, 진짜 지식은 부족하다. 그래서 더더욱 중요한 건,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태도’다. 공자는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이라 했고,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이 단순한 문장이 오늘날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모른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 용기
AI 시대 이전엔 ‘모르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무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는 언제든 AI에게 묻고, 바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나는 몰라”라고 말하는 걸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제 중요한 것은 정보 자체가 아니라, 질문할 수 있는 용기다. AI는 단순히 아는 것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다. 모르는 것을 묻고, 더 깊이 이해하려는 사람에게 진짜로 유용한 도구다.
◆무지를 외면하는 순간, 지식은 폭력이 된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는 체하거나, 모른 채 판단하고 비난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것은 지식이 아니라 폭력이다.
우리는 종종 이런 장면을 본다. AI나 첨단 기술이 등장했을 때, “복잡하다”, “쓸모없다”는 이유로 외면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 하지만 이는 기술의 부족이 아니라, 태도의 부족이다.
◆지혜는 기술과 태도 사이에서 완성된다
오늘날 BAS(BD+AI+Simulation) 모델링 같은 기술은 복잡한 현실을 정밀하게 반영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돕는다. 디지털트윈과 AI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제한된 자원을 넘어서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자본이 부족하고, 인재가 부족하고,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말할지라도, 그것은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필요한 것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태도이며, 현장을 바꾸려는 실천이다.
◆박사(Ph.D.)란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박사란 ‘많이 아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Ph.D.는 Doctor of Philosophy, 즉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진짜 박사는 지식을 수집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스스로의 무지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끝없이 질문하며, AI에게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 그래서 박사일수록 더 겸손해야 하고, 더 질문해야 하며, 더 배워야 한다.
지식의 권위자가 아니라, 지혜의 여정을 계속 걷는 사람. 그것이 오늘날 박사가 지녀야 할 철학이다.
◆나는 박사가 아니라, 밥사다
AI 시대, 진짜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다.
무지를 인식하는 겸손, 배우려는 태도, 기술과 현실을 연결하는 실천적 지혜가 핵심이다.
그래서 나는 박사가 아니다.
나는 밥사다.
진짜 박사님들께 기꺼이 밥을 사는 사람.
왜냐하면,
지혜는 아는 사람에게서 시작되고,
성장은 배우려는 사람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AI 시대의 무지와 지혜에 대한 태도, 그리고 기술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과 자기 성찰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자 페이스북 양영진님의 게시글을 정리한 것입니다.-편집자주-
▷양영진 약력=한국디지털트윈연구소 대표 : 2018~현재
아인스에스엔씨 대표 : 2004~현재
한국데이터산업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