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 개요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향후 일자리 시장에 대한 전망이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특히 어떤 직업이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분석이 쏟아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 상황은 기존 예측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AI 대체 가능성 높은 직업군 분석

◆ 물리적 업무의 중요성 재평가

노키아 벨연구소가 지난 8년 간 미국서 특허출원된 2만4000건의 AI기술을 분석한 결과, AI가 주로 일상적이고 비숙련 직업을 위협한다는 일반적인 믿음을 깼다고 최신 연구 보고서에서 밝혔다. 오히려 심혈관 분야 기술자, 사운드 기술 엔지니어, 핵의학 기술자 등 전문 기술직이 AI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철 말뚝박는 장비 조작자, 족부 의사 등은 AI의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리적 작업이나 손재주가 필요한 업무의 경우 당분간 AI가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 국내 연구 결과와 전망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직업종사자 61.3%가 인공지능·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에 종사할 것으로 분석됐다. 직종별로는 단순노무직 90.1%, 농림어업숙련종사자 86.1%의 대체 가능성을 보인 반면, 관리직과 전문직의 대체 가능성은 낮게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인공지능에 의한 화이트칼라의 직무 대체 및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520개 직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직무 대체율 평균값이 2024년 38.69%에서 2027년 66.71%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 의료진의 실제 대체 가능성 검토

◆ 의사와 수의사의 특수성

기존 예측과 달리 의료진의 AI 대체 가능성은 생각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취리히연방공과대학 중개의학연구소 연구진은 AI 시스템과 의료 산업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현대 의학과 의료 산업에는 AI 시스템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이 기술의 목적은 의사를 돕는 것이지 의학 분야에서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 로봇 수술의 현실과 한계

의료 분야에서 AI와 로봇 기술 도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완전한 대체보다는 보조적 역할에 머물고 있다. 수술로봇은 현재까지는 의료진의 의도를 반영한 마스터-슬레이브 방식이나 의료진의 수술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립선암수술 분야에서 AI 기반 딥러닝모델을 개발한 박사현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잘 훈련된 인공지능 모델이라면 실제 수술 시 의사의 보조 역할은 물론 술기 평가, 의사 교육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책임소재와 윤리적 문제

미국의 마취과 의사 협회에서는 자동 마취 로봇의 도입에 대해 대대적인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정치권에 로비를 전개했다. 사람을 마취하는 것은 ‘예술의 영역’이기 때문에 기계가 절대로 따라 할 수 없다는 이유와 함께 “세데시스의 사용 중에 돌발 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환자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다”는 환자 안전의 문제 가능성도 제기했다.

■ 개발자의 AI 대체 가능성 재검토

◆ 코딩과 개발의 구분

개발 분야에서 AI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지만, 단순한 대체보다는 협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코더는 정해진 표준이나 규칙을 준수해 코딩만 하는 사람이고, 개발자는 비즈니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에서 요구하는 프로세스와 기능을 코딩으로 구현하는 사람이라고 구분할 수 있다.

◆ 비즈니스 로직의 복잡성

비즈니스 로직은 미래 지향적이기 때문에 코파일럿은 할 수 없는 영역이다. 개발자의 핵심은 코딩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구현하는 것이고, 상당히 복잡하다. 함수 단위의 간단한 코딩은 코파일럿이 더 잘하지만 로직을 구현하고 다른 시스템과 연결 통합해야 하는 제대로 된 플랫폼, 비즈니스가 담긴 서비스는 개발자가 필요하다.

◆ 전문가들의 견해

사이먼 윌리슨 데이터셋 설립자는 “지금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라며 “LLM은 학습 곡선을 평평하게 만들어 젊은 개발자가 더 쉽게 따라잡을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루키데스 오라일리 부사장은 “정말 좋은 프롬프트를 작성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며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려면 프롬프트의 목적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 전망과 업계 대응 방향

◆ 기술적 한계와 현실

많은 경우 AI는 작업자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인간의 능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체 근로자의 85%가 업무의 최소 10% 이상을 AI로 대체할 수 있으며, 30% 이상의 근로자는 자신의 업무 중 50% 이상이 AI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 증대

한국은행 분석 결과, 사회적 기술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일자리의 비중은 최근 14년간 7%포인트 늘어나 56%에 달했다. 동료나 고객과의 대화 등 반복적이지 않은 업무는 직관과 유연성 같은 암묵적 지식에 뿌리를 두고 있어 AI가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결론

AI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 지형도에 변화가 예상되지만, 물리적 업무와 복잡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인간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 의료진의 경우 AI가 진단과 수술의 보조 역할을 담당하지만 최종적인 책임과 판단은 인간 의료진이 담당해야 한다.

개발자의 경우에도 단순한 코딩 작업은 AI가 대체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 로직 구현과 시스템 통합 등 복합적 사고가 필요한 영역에서는 인간 개발자의 역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는 AI와의 협업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며, 단순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업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