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조종하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는 '자율형 AI 드론'이 대한민국 수출의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농업, 건설, 국방 등 핵심 산업 분야에 AI 드론 기술 도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섰다.

단순 촬영용 드론을 넘어, AI 두뇌를 장착한 고부가가치 산업용 드론이 K-수출의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보는 드론'에서 '생각하는 드론'으로…산업 현장의 혁신을 이끌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 드론의 역할은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조종하며 영상을 촬영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가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See), 상황을 분석·판단하며(Think), 임무를 수행하는(Act) '자율형 AI 드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농업 현장에서는 AI 드론이 광활한 농지를 비행하며 작물의 생육 상태를 분석, 병충해가 발생한 곳에만 정확히 농약을 살포하는 '정밀 농업'을 실현한다. 이는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농약 사용을 줄여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 수출의 기반이 된다. 건설 현장에서는 AI 드론이 설계도면과 실제 시공 현황을 3D로 비교 분석해 오차를 잡아내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경고하여 공정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인다.

방위 산업 분야에서 AI 드론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AI 기반의 군집 드론은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적진을 정찰하고 정밀 타격 임무를 수행하며 'K-방산'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핵심 기술로 꼽힌다.

◆ 정부, 'R&D-규제혁신-수출지원' 전방위 지원 사격

정부는 AI 드론이 가져올 산업 혁신과 수출 증대 효과에 주목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삼각편대' 지원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 첫째,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를 확대한다.

자율 비행, AI 데이터 분석, 사물 인식 등 핵심 원천 기술 개발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여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 둘째, 과감한 규제 혁신으로 상용화의 길을 연다.

비가시권 비행(BVLOS)과 야간 비행을 허용하는 '드론 특별자유화구역'을 확대하고, 각종 실증 사업을 지원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기업들이 신기술을 마음껏 테스트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 있다.

▶셋째,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한 맞춤형 금융 및 마케팅을 지원한다.

유망 AI 드론 기업을 '수출 전략 품목'으로 지정하고, 무역보험 및 수출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 전시회 참가 및 바이어 매칭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돕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자율형 AI 드론은 단순히 새로운 제품을 넘어, 농업, 건설, 물류 등 전통 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며,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표준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글로벌 시장 선점 과제는?…'표준화'와 '인재 양성'

미래 먹거리인 AI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과제도 남아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 수집·활용, 기체 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것과, AI 및 드론 운용 능력을 겸비한 '융합형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늘 위에서 펼쳐질 총성 없는 전쟁에서 '자율형 AI 드론'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한 대한민국이 K-수출의 영토를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