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공공임대주택은 한국과 무엇이 다를까? 오스트리아 이야기

오랜기간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의 개념이 갖춰진 오스트리아의 이야기, 최근 청년주거문제로 화두로 떠오른 한국의 공공임대주택과 무엇이 다를까?

메이커스저널 승인 2022.03.10 11:25 | 최종 수정 2022.03.10 18:56 의견 0
Housing Europe 2021 출처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공공임대주택 비율의 오스트리아

시민의 60%가 빈에 살고 있는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전체의 주택 중 사회 주택이 24%인 것에 비해, 오스트리아 빈은 유럽의 여러 도시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비율의 사회 주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빈'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 '베를린'
43% 42% 21% 19% 5.9%

[자료] 사회주택비율 Housing Europe 2019

빈 시 내의 주택 별 가구 비율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자가 주택 사회 주택 민간 임대 주택
25% 50% 25%

사회 주택이 활성화 되어있는 빈 시의 주거비 부담 역시 시민 평균 소득의 17%로, OECD 주거비 평균과 비교하여 낮은 수치로 나타납니다. 생활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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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조사에서 10년째 1위를 차지한 오스트리아 빈, 유럽사회는 그 비결로, 빈의 주거 정책을 말합니다. 이 배경에는 공공임대주택이 큰 몫을 차지합니다.

유럽에서는 사회주택으로 불리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임대주택에 해당하는 사회주택은 무엇일까요?

사회주택(공공임대주택) 이란? 주거 관련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등이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말합니다. 빈 시민들은 주택은 공공재라는 인식 있습니다. 때문에 사회 주택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민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죠.

2. 오스트리아 공공임대주택의 예

그렇다면,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공공임대주택들을 살펴 볼까요?

(1)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다큐ON출처-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관광객들이 사진에 담아가고 싶어하는 건물로, 빈 출신 세계적 화가아자 건축가인 훈데바르서가 만든 건물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주택을 공공재로 여기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는 사회주택 설계에 참여하는 것을 명예스러운 일로 여겨 실력있는 건축가들이 많이 참여합니다.

프랑스의 한 관광객은 프랑스에도 공공임대주택이 활성화 되어있으나, 프랑스에서는 이런 아름다운 사회주택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빈시와 다른 점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2. ‘노동자들의 천국’ 칼 막스 호프 사회주택

칼 막스 호프 사회주택 -다큐ON출처-


오스트리아 빈이 지금과 같은 공공임대주택의 천국이 될 수 있었던 신호탄이 된 건물로, 건물 내부에는 사회주택 박물관이 있습니다.

칼 막스 호프 사회주택 내의 사회주택 박물관 모습 -다큐ON출처-

산업 혁명 이후 빈의 임대료가 상승하여 주거문제가 도시 전체문제로 퍼지며 극심한 주택난을 겪었는데요. 당시, 사람들이 집 없이 움막에 살면서 빈 시에는 결핵이 창궐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빈 시청 대외협력팀장 크리스챤 샨들이 산업혁명 이후 빈의 주택난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다큐ON출처-

이에, 세계대전 이후, 빈 정부는 주거 개선 정책을 실시하였고, 이전의 대규모 주택은 왕이나 백작을 위한 주택이었지만, 점차 서민을 위한 주택을 짓게 되면서, 사회주택이 자리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칼 막스 호프는 노동자들 주거 안정을 위하여 건설된 오스트리아 최초의 주택으로, 당시에 공동세탁소, 목욕탕, 유치원 등을 갖춘 노동자들을 위한 천국의 집으로 불렸다고 해요.

오스트리아 비영리주택연합 대표 베른트 리슬란트 -다큐ON출처-

오스트리아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가 일반 주택에 비하여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스트리아 비영리 주택연합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회주택은 저렴한 임대료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건축에 들어간 비용만큼만 월세를 받을 것! 이것이 사회주택의 임대료가 일반주택에 비해 낮은 이유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사회주택에 들어가는 실질적인 비용, 건설비용과 부지 매입 비용 등을 계산하고, 그 비용을 갚아 나가기 위해 약 30-40년 동안 얼만큼의 돈이 들어가는 지를 계산해서 집세를 정합니다."

이런 방식은 일반적 시장원리에 따른 주택공급방식에 비해 집세를 최소한 30%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임대료 회수 후, 수익은 주택에 다시 재투자하여 선순환 구조 만들어

장기간 임대료를 받아 건축에 필요했던 비용을 회수한 뒤에 발생하는 이윤은 또다시 사회주택 건설에 재투자해야한다는 규정도 있다고 합니다. 보통 30-35년 정도 받으면서 모두 회수된다고 하네요.

이러한 이유로, 집세는 저렴해도, 조금이라도 수익이 발생하고, 비영리 주택 시스템이 오스트리아 내의 오래된 시스템이다 보니 이렇게 발생한 수익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상당히 크며, 이 수익은 주택에 다시 투자된다고 합니다.

쟈륵파브릭 설계 건축가 슘니츠 -한국경제유튜브 출처-

20년 전과 동일한 임대료 걱정 없는 삶

오스트리아의 유명 건축가 슘니츠는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 빈시에서 주택 건설 자금을 지원했지만, 원칙적으로 이 건물은 조합의 소유다. 월세지만 임대 계약서에 따르면 평생 이 집에서 살 수 있다. 그래서 주민의 80% 이상이 임대료 걱정없이 20년 전과 동일한 삶을 살고 있다."

빈 주택기금 전무이사 디터그로쇼프 -한국경제유튜브 출처-

오스트리아의 부동산 시장은 한국과 무엇이 다른가?

빈 주택기금은 아래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은 부동산 시장에서처럼 토지 매매가를 자유롭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한선이 정해져 있으며, 반드시 공공 건축만을 위해 매각되어야 한다는 규정을 가지고 있다. 빈시는 주택기금회사를 통해 기금을 민간 업체들에게 빌려주고 집을 짓도록 한다. 그리고 지어지는 집 가운데 2/3는 무조건 임대주택으로 지어진다. 이것이 빈 시가 저렴한 주거 비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공공건물 품질수준이 민간건물보다 좋다. 건물을 지을 때 친환경성, 건축성, 지속 가능성, 경제성의 근본적인 규정이 있는데, 이를 빈 공공건물의 3개 주축 모델이라고 부르며, 이를 통해 공공건물의 높은 수준을 지켜갈 수 있다."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조사 10년째 1위 오스트리아 빈 -다큐ON출처-

오스트리아 사회주택의 입주 조건은 어떨까요? 까다로울까요?

입주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 빈에서 2년 이상 거주, 유럽연합 내 국적자부터 망명자까지 입주 가능, 일정 소득 수준을 충족시키는 사람이라면 모두 입주 가능"

즉, 빈 시민의 75%정도가 입주 조건을 가지고 있는 셈이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공공주택에는 폭넓은 중산층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빈 시청 대외협력팀장 크리스챤 샨들 -다큐ON출처-

가난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의사 국회의원 변호사 들도 살고있지만, 단, 소득에 따라 월세가 조금씩 다르며, 이에 사람들은 합당하다고 생각하여 큰 불만은 없다고 합니다.

빈 시는 모든 입주민들이 시설을 차별없이 공동으로 이용하고 주민교류를 추진함으로써 다양한 계층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책 목표라고 합니다.

한국은 어떨까? 공유 경제, 주거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라이프 플랫폼, 나눔하우징과 아이플레이스

(좌) 나눔하우징 최유승 대표 / (우) 아이플레이스 오건 대표

한국에서도, 공유의 개념이 넓어지며,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공유경제가 자리잡아가는 지금, '주거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라이프플랫폼'을 표방하며 새로운 주거 및 공유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

아이플레이스 오건 대표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현재 코워킹과 코리빙 형태로 이원화된 비지니스 모델을 한곳에 통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LH 2021년 민간매입약정 방식활용 비주택 용도변경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추후 여러 지역에 코리빙, 코워킹 공간을 계속 마련할 계획입니다."

나눔하우징 최유승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뿐만아니라, LH공공지원 사회임대주택을 통한 코리빙, 코워킹 겸 공동 육아 사회주택 공간, 그리고 코리빙을 넘어서 IOT가 결합된 디지털 소셜리빙의 새로운 주거의 형태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한국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편견? 야드리치 교수의 조언

한국은 오스트리아와 달리, 임대주택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과 편견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오스트리아 빈 공대 교수 야드리치는 편견 없는 임대주택을 위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 공대 교슈 야드리치 -한국경제TV유튜브출처-

"장기 임대를 법적으로 보호해주면 사람들도 집을 사는 것 보다 임대 방식을 수용하게 될 것이다. 대신 이 과정은 장기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한국의 서울도 공공임대주택 정책을 시행하고 있듯이 소규모 사업부터 하나하나 실행해 나갈 수 있으며, 시간이 필요하다. 작은 규모로 성공한다면 대규모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오스트리아 빈의 한 공공임대 주택의 모습 - 다큐ON출처 -


공공임대주택이 자리 잡기까지의 약 100년의 시간

사회 주택이 안정적인 정책으로 자리잡기까지 약 100년이 걸린 빈, 활기찬 주거지역을 만드는 일은 국가에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오스트리아는, 계속하여 매력적 고품질 지속가능하고 건축미 있고 적당한 가격의 주택을 제공하려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빈시가 사회공동주택을 지으려고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약 100년이 걸린 빈, 활기찬 주거지역을 만드는 일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조건입니다. 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하여, 매력적인 건축미를 지닌, 고품질의 지속 가능한 주택, 시민들의 부담이 적은 적당한 가격의 주택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오스트리아 빈이 사회공동주택을 지으려고 노력하는 이유입니다.

조혜진 기자 makers@makers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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