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화보 논란의 영향.. 경복궁 구찌 패션쇼 전격 취소

-문화재청 측 “좋은 기회지만 의도치 않게 정쟁화될까 부담”

메이커스저널 승인 2022.09.01 15:11 의견 0
경복궁 근정전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과 패션업계 등에 따르면 11월 1일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구찌 코스모고미 패션쇼 인(in) 서울 경복궁’ 행사가 예정되었다. 구찌 코리아 측은 “본 행사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천문학이 연구됐던 경복궁의 역사적 가치, 천문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쇼의 주제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고 나아가 관련 지식 등을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복궁 사용 허가와 심의 등을 하는 기구인 문화재위원회는 4가지 조건을 붙여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위원회는 ‘관계전문가 자문을 받아 경복궁 역사문화유산의 가치를 강화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확고히 고증’하고, ‘공익적 측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지속 가능한 사회적 공헌 등 협업이 이뤄지도록 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일반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행사 장소를 명확히 표기’하도록 하고, ‘동선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게 하고 세부 사항은 경복궁 관리소와 협의를 철저히 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현재는 삭제된 잡지 보그 코리아의 한복 패션 화보 (사진 제공=보그 코리아)

그러나 최근 청와대에서 촬영한 파격적 포즈의 한복 패션 화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문화재청은 구찌 측과 논의 끝에 행사를 취소했다. 최근 청와대를 배경으로 보그 코리아에서 진행한 한복 패션 화보 촬영은 영빈관에서 드러누운 모델의 자세가 적절치 못하다는 점과 의상이 한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경복궁을 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이긴 하지만, 의도치 않게 정쟁화될 수 있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구찌 코리아 측은 "한국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경복궁의 문화·학문적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준비했지만, 최근 논란이 된 이슈 등 국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안채원 기자 (에디터 서포터즈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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