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과거 웹사이트 구축은 고수익을 올리는 전문 개발자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코딩과 프로그래밍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개발자의 업무 영역은 점차 축소되는 추세입니다. 빅테크 기업을 포함한 많은 연구개발 중심 기업에서 개발자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웹사이트를 자동으로 구축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나,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비즈니스가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되면서 유럽의 스타트업들도 잇달아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러버블(Lovable)'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스웨덴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 유니콘으로 등극

러버블은 미국의 벤처캐피털 액셀(Accel)이 주도한 첫 투자 라운드에서 2억 달러를 조달하며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도약했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러버블의 기업 가치는 18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4,8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러버블이 시리즈 A 단계에서 유치한 투자금은 스웨덴 역사상 최대 규모로,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 사실을 특별히 강조하며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러버블은 AI를 활용해 사용자가 원하는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자동으로 개발하고 구축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설립 2년 만에 스웨덴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후불결제 서비스 클라나(Klarna),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 캔디 크러시로 유명한 게임사 킹(King)에 이은 스웨덴의 대표적인 신생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바이브 코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

러버블의 급성장은 창업자이자 CEO인 안톤 오시카가 제시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에 기인합니다.

바이브 코딩은 LLM의 강력한 코딩 및 추론 능력을 활용하여, 사용자가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는 것만으로 복잡한 소스 코드를 자동 생성하고 이를 웹사이트나 앱으로 즉시 변환하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플랫폼의 AI 빌더와 같은 기존의 무코드 업무 자동화 도구와는 목적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 도구가 주로 정해진 틀 안에서의 업무 자동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바이브 코딩은 사용자의 상상력을 실제 디지털 제품으로 구현하는 창의적인 과정 자체를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전문가 진단]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의 김민준 교수는 "바이브 코딩은 단순히 코딩의 장벽을 낮추는 것을 넘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며 "앞으로 개발자의 역할은 코드를 한 줄 한 줄 작성하는 것에서,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검토하고 최적화하며 비즈니스 로직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글로벌 코드 생성 AI 시장의 치열한 경쟁

러버블의 자금 조달은 코드 생성 AI 스타트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 열풍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수 보도되었던 윈드서프(Windsurf)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윈드서프는 오픈AI의 인수 제안을 받았고, 이후 회사의 핵심 임원진이 구글에 24억 달러에 영입되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습니다.

러버블 역시 미국의 경쟁사인 리플릿(Replit)이나 스택블리츠(StackBlitz) 등과 함께 지난 1년간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이들 공통점은 프로그래밍 지식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방대한 잠재 사용자층을 핵심 타겟으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이들의 개발용 AI 도구는 간단한 지시 문장만 입력하면 몇 분 만에 원하는 웹사이트나 앱을 완성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오시카 CEO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디지털 제품으로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비전을 설명했습니다.

◆[관련 사례]
실제로 한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는 러버블과 유사한 AI 도구를 사용해 신제품 홍보용 랜딩 페이지를 3시간 만에 제작했습니다.

그는 "과거에는 외부 제작업체에 맡기면 최소 일주일, 비용은 수백만 원이 들었는데, 이제는 내가 직접 원하는 디자인과 기능을 즉시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기존 강자들의 대응과 시장의 확대

이처럼 AI 기반 자동 웹 구축 스타트업의 급성장은 기존 시장의 강자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용 UI/UX 디자인 도구인 피그마(Figma)나 웹사이트 구축 플랫폼 스퀘어스페이스(Squarespace) 등은 자체적인 코드 생성 AI 및 자동 구축 기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시작해 나스닥에 상장된 클라우드 기반 홈페이지 제작 사이트 윅스(Wix)는 충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지난 6월, 스타트업 베이스44(Base44)를 8,000만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이는 윅스가 자동 코드 생성 및 웹사이트 자동 구축이라는 시장의 대세를 따라가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99%를 위한 혁신, 비즈니스의 새로운 열쇠

러버블을 포함한 자동 웹사이트 구축 도구의 핵심 타겟은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이 없는 99%의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꿈꾸는 '드리머'들입니다. 이들에게 AI 기반 구축 도구는 '가뭄 속 단비'와 같습니다.

웹사이트나 앱 제작에 드는 막대한 비용, 시간,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속도가 곧 성공의 열쇠가 되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는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러버블은 대기업 개발팀과의 협력도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후불결제 서비스 클라나, CRM 강자인 허브스팟(HubSpot), 프랑스의 AI 이미지 편집 스타트업 포토룸(Photoroom) 등과의 협업을 통해 AI 개발 도구의 활용 범위를 기업용 솔루션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학계 인터뷰]

KAIST 경영대학의 이지현 교수는 "AI 기반 자동화 도구는 개발의 민주화를 넘어 창업의 민주화를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는 코딩 실력보다 시장을 발견하고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가 더 중요한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변화는 기술의 장벽을 허문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줄 것이며,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