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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5년이 지났지만, 미국 주요 도시들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사무실 건물의 가치 하락이 심각한 상황인데요, 이 여파가 이제는 지방정부의 세수 기반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단순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넘어, 도시 전체의 재정 건강성에 경고 신호가 켜진 것입니다.

사무실 가치 5년 만에 5570억 달러 증발…세금도 줄줄이 감소

미국 부동산 데이터 분석 기관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전국의 사무용 건물 가치는 무려 5570억 달러(약 770조 원) 감소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침체 때문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근무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입니다.

부동산 경제학자인 존 리 교수(뉴욕주립대)는 “과거에는 출근이 당연시됐지만, 이제 많은 기업이 하이브리드 근무를 정착시켰다”며 “이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일자리 문화의 지속 가능한 전환”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미국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샌프란시스코는 28%가 넘는 사무실이 비어 있고, 뉴욕과 보스턴도 20%를 웃돕니다. 기업들이 사무실 면적을 줄이고, 장기 임대 계약을 망설이면서 임대료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곧바로 도시 재정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미국 대부분의 도시는 재산세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데, 그중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무실 가치가 떨어지면, 정부가 부과할 수 있는 세금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뉴욕시, 17억 달러 세수 부족 예상…도시 예산 비상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뉴욕시입니다. 뉴욕시의 재산세 수입 중 약 49%가 상업용 부동산에서 나오며, 이 중 사무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최근 뉴욕시 재무국 보고서는 사무용 부동산의 과세 대상 가치가 16.5% 감소했고, 이로 인해 17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의 세수 부족이 예상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뉴욕시는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세율을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도시 경제학자 김미정 박사(시카고 대학교)는 “세율을 올리면 부동산 소유주들이 더 큰 부담을 느끼고, 도시를 떠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며 “단기적인 세금 보완보다는 도시 공간의 재구성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도시 재정 위기, 한국에도 경고등?

이 사태가 한국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까? 명확한 답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주요 도시의 재정 악화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글로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증시의 자금 유출이나 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사례는 한국의 대도시들, 특히 서울과 같은 밀집된 사무용 부동산 중심지에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의 높은 오피스 공실률도 점점 주목받고 있는데요,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하면서 장기적으로 세수 기반의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해결책은? ‘전환’과 ‘재창조’가 핵심

미국의 여러 도시는 이미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뉴욕시는 빈 사무실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오피스 투 리빙(Office-to-Living)’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주택 공급 부족 문제 해결과 함께, 빈 건물로 인한 도시 악영향을 줄이는 일석이조 전략입니다.

워싱턴D.C.는 정부 기관의 사무실 축소 계획을 발표하며, 연방 정부가 보유한 400개의 사무실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역시 도시 전반의 사무실 수요 감소를 반영한 조치입니다.

한국도 비슷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단순히 사무실을 더 지을 것이 아니라, 도시 공간의 미래 가치를 재정의해야 합니다. 공공기관과 민간이 협력해 빈 사무실을 문화공간, 창업허브,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환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전문가 조언 “하이브리드 시대, 도시도 바뀌어야 한다”

존 리 교수는 “과거의 도시는 출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구조였다면, 미래의 도시는 ‘삶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사무실이 줄어드는 만큼,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공원, 카페, 문화시설 등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사무실의 빈자리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를 넘어 도시의 정체성과 재정, 그리고 시민의 삶의 질을 재설계해야 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단순한 외국 뉴스가 아니라, 준비해야 할 미래의 초석입니다.

✅ 시사점 정리

도시 재정은 부동산 시장에 민감하다: 사무실 가치 하락은 곧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하이브리드 근무는 구조적 변화다: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일자리 문화의 전환.

빈 사무실은 위기가 아닌 기회: 전환과 재창조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한국도 대비해야 한다: 서울 등 대도시의 오피스 공실률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