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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 독무대 깨고 MSP 진입

범정부 정보자원 통합 사업에 처음으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 기업(MSP)이 참여하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발주한 ‘2025년 제2차 정보자원 통합구축 하드웨어 2 사업’(104억 원 규모)에서 오케스트로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그동안 SI(시스템통합) 기업 중심으로 굳어졌던 구조를 바꾸는 첫 사례로 평가된다.

◆ 기술·가격 경쟁에서 앞서

이번 사업에는 국내 중견 IT서비스 기업 에스넷시스템도 도전장을 냈지만, 기술 평가와 가격 경쟁력에서 오케스트로가 우위를 확보하며 수주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민간 클라우드 관리 전문기업의 운영 경험이 정부 핵심 전산 사업에 공식 반영된 것은 의미 있는 전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공공 IT 생태계 변화 신호탄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단순히 사업자 교체 이상의 흐름으로 본다. 한 IT정책 연구자는 “정부가 민간 MSP 생태계를 제도적으로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공공-민간 협력 기반의 새로운 모델이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은 이미 MSP를 활용해 공공 클라우드 전환 속도를 높여왔다. 한국도 유사한 방향성을 띠는 것으로 해석된다.

◆ 사업 목적과 기대 효과

정보자원 통합구축 사업의 핵심은 각 중앙부처와 산하기관에 흩어진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장비를 표준화하고 통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자원 활용률을 극대화하며, 보안 체계를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사업은 클라우드 전환을 염두에 둔 구조 설계와 관리 자동화 기능까지 포함돼 있어, 향후 행정 서비스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동시에 강화될 전망이다.

◆ 전체 사업 규모와 향후 일정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올해 2차 사업에서 총 다섯 개의 하드웨어 구축 사업(HW1~5)을 발주했다. 이 가운데 HW2는 오케스트로가 따냈고, 42억 원 규모의 HW5는 대신정보통신이 수주했다. HW1·3·4는 단독 응찰로 유찰돼 재공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487억 원에 이른다. 관리원 관계자는 “내달까지 나머지 사업자 선정과 기술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제도적 과제와 향후 전망

학계에서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과제도 지적된다. 한 대학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공공 IT에 민간 MSP의 역량을 도입하는 것은 효율성을 높이지만, 동시에 클라우드 거버넌스와 보안 통제 체계를 어떻게 국가 수준에서 조율할지가 남은 과제”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공공부문이 장비 조달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의 서비스 운영 노하우까지 흡수하는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향후 디지털플랫폼정부 전략과도 맞물려 더 큰 규모의 공공-민간 협력이 확대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