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저작권 도둑’ 북토끼 상대로 칼 들었다

- 카카오엔터, 불법 웹소설 공유 사이트 ‘북토끼’ 형사고소
- 1300화에 달하는 인기작부터 최근 연재 시작한 작품까지
- 웹툰 업계, 이전부터 골머리 앓고 있어
- 수사당국 등 국가 차원의 대책 필요해

메이커스저널 승인 2022.08.10 15:45 의견 0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로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가 웹소설 700여개를 불법 유통해 온 웹소설 공유 사이트 ‘북토끼’ 운영자들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카카오엔터의 북토끼 고소는 웹소설 플랫폼 업체가 불법 웹소설 공유 사이트를 형사 고소한 최초 사례이다. 카카오엔터는 “북토끼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작품들을 임의로 다운로드 받은 다음 사이트에 무단으로 업로드해 불상의 접속자들이 볼 수 있도록 복제, 배포하고 그로 인해 광고수익금을 취득함으로써 영리를 목적으로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북토끼는 지난 26일 기준 약 700개의 작품을 무단으로 복제하여 게재했다. 1300화 연재된 네이버 인기 시리즈 ‘화산귀환’은 현재까지 연재된 전편이 불법 게재되어 있다. 올해 6월 23일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를 시작한 웹소설 ‘경찰이 너무 강함’은 현재 123화를 연재 중인데, 83화까지 불법으로 복제되어 게재되어 있다. 피해를 입은 웹소설은 네이버 시리즈 연재 웹소설뿐만이 아니다. 문피아 연재 웹소설 ‘천재 투수가 낭만을 안 숨김’은 47화까지 불법 게재되어 있다.

북토끼는 웹소설을 불법으로 복제, 게재한 웹사이트에 각종 불법 도박 사이트와 음란 사이트 배너를 게재하여 웹소설 작가들의 창작물을 광고수익금을 얻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수차례 도메인을 변경하여 차단망을 피하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음지에서 새 도메인을 배포하는 등 악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웹소설의 경우 저용량 파일로 쉽게 복제할 수 있어 불법 유통에 취약하다. 웹소설과 더불어 이전부터 이어져왔던 웹툰 불법 유통 문제도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에 창작물이 무단 게재된 경험이 있다’고 밝힌 웹툰 작가가 76%에 달한다.

(사진=웹툰 불법 유통 사이트 ‘밤토끼’ 심볼)

웹소실 및 웹툰 작가들뿐만 아니라 플랫폼의 피해도 상당하다. 웹툰 플랫폼의 경우 웹툰 불법 복제 및 경쟁 격화로 인해 국내의 전체 플랫폼 수가 2018년 40개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0년 기준 31개로 집계되었다. 반면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는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2017년과 2019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7년 불법 유통 사이트 ‘밤토끼’의 등장 이후 유사 사이트가 대대적으로 늘어났다. 2018년 밤토끼 검거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 했으나, 밤토끼의 검거 이후 별다른 조치가 없자 2019년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웹툰 불법 유통은 웹툰 업계의 성장 저해를 야기하기도 했다. 국제적으로 웹툰 불법 복제 및 유통이 확인된 사이트는 2,685개에 달하며, 그 중에서 한글로 서비스하는 사이트는 2020년 말 기준 272개이다. 불법 웹툰 플랫폼 트래픽이 2017년 106억 뷰에서 2020년 366억 뷰로 약 3.5배 증가했지만, 2017년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 밤토끼의 등장으로 인해 오히려 웹툰 업계의 전체적인 작품 제작 편수가 감소했다.

카카오엔터는 웹소설 및 웹툰의 불법 유통 근절을 위해 형사 고소에 앞서 북토끼를 타깃한 전방위적인 근절 활동을 진행했다. 글로벌 검색 엔진상에서 북토끼에 접근할 수 없도록 ‘북토끼’의 검색을 차단하였으며, 국내 통신망을 통한 북토끼 역시 차단시켰다. 또한, 북토끼와 유사한 도메인으로 불법유통이 범죄임을 알리는 유인 사이트를 직접 생성해 운영을 의도적으로 방해하였다. 카카오엔터는 전방위적 근절 활동과 함께 북토끼 사이트 폐쇄를 위한 방법으로 이번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그러나, 웹소설 및 웹툰 불법 유통 근절 활동은 플랫폼만의 몫이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사당국 등 국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양혜원 기자 (메이커스저널 서포터즈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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