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유니트리(Unitree)가 공개한 신규 휴머노이드 영상은 로봇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1,000만원대'라는 충격적인 가격대가 제시되면서 기술의 대중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그 현실성을 둘러싼 논란이 동시에 일고 있습니다.

이번 신제품은 단순한 신규 라인업의 출시를 넘어, 휴머노이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문가들의 예리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1,000만원대'의 함정, 자극적 마케팅의 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가격입니다. "노마진 깡통 옵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1,000만원대 가격표는 사실상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25자유도(DoF) 액추에이터만 해도 개당 30만원 이하로 구현해야 하며, 여기에 배터리, 메인보드, PC, 프레임 등 핵심 부품의 비용을 모두 포함해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부품을 최저가로 맞추고 대량 양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더라도 1,000만원대는 물리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이는 명백히 시장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 마케팅 전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유니트리는 과거에도 저가의 베이스 모델을 발표하고, 고가의 옵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실제 판매가를 형성해왔습니다. 만약 모든 구매자가 옵션 없는 '깡통' 모델만 주문할 경우, 유니트리는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따라 실제 구매자가 체감하는 최종 가격은 수천만원대에 형성될 가능성이 높으며, 언론에 보도되는 '1,000만원대'라는 숫자와는 큰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 로봇 산업 전문가는 "이러한 전략이 시장을 성장시키는 데 기여할 수는 있지만, 소비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25kg 경량화의 기술적 의미와 한계

가격 논란과 함께 또 다른 화두는 바로 '25kg'이라는 경량화입니다. 기존 유사 규모의 휴머노이드와 비교했을 때, 이는 확실히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로봇의 전체 무게가 줄어들면 구동에 필요한 모터의 사양도 낮출 수 있어, 전체적인 시스템의 최적화와 에너지 효율성 극대화가 가능해집니다. 이는 소재 공학, 구조 설계, 제어 알고리즘 등 여러 분야의 고도화가 이루어졌음을 방증하는 결과입니다.

국내 한 대학교 로봇공학과 교수는 "25kg 경량화는 단순히 무게를 줄인 것을 넘어, 로봇의 관성 모멘트를 감소시켜 더 빠르고 정교한 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기술적 돌파"라며 "어떤 신소재를 사용했고, 구조적으로 어떤 혁신을 이뤄냈는지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량화에는 명백한 한계가 따릅니다. 25kg이라는 무게는 로봇이 외부 환경에서 유의미한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그리퍼나 다양한 센서 등 실용적인 장치를 추가하고, 실제 페이로드(Payload)를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구조적 안정성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로봇의 주된 활용처는 공장이나 건설 현장 같은 실제 필드가 아닌, 모션 연구나 로보컵(RoboCup)과 같은 학술 및 교육용 플랫폼으로 적합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복싱 시연과 같은 제한된 환경 내에서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는 최적화되어 있지만,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아틀라스'처럼 현장에서 중량물을 직접 핸들링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입니다.

◆초기 휴머노이드 시장, 연구용 수요가 성장 동력

결론적으로 유니트리의 신형 휴머노이드는 아직 현장에서 즉각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완성품'이라기보다는, 시장을 확대하고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교두보'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대부분의 초기 휴머노이드는 상용화를 위한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기보다는, 연구자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실험의 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국내 로봇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국내 대표 로봇 기업인 칼만(Kalman) 역시 휴머노이드 상반신 개발을 진행 중이며, 타사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칼만 관계자는 "저희는 단순히 육상에서의 활용을 넘어, 수중 환경에서의 활동에 특화된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며 "물속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로봇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선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는 더 구체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차세대 휴머노이드의 가능성을 넓혀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처럼 유니트리의 저가 공세는 전 세계 로봇 산업에 경쟁의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1,000만원대라는 가격이 현실이 되지 못하더라도, 이를 계기로 휴머노이드 기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다양한 기업들이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제 휴머노이드 시장은 가격 경쟁을 넘어, 얼마나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두는 본격적인 기술 경쟁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