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카카오 금융 형제..카카오페이는 ‘영업손실’ 카카오뱅크는 ‘역대급 실적’

역대급 실적 달성 카카오뱅크, 지난해 2041억원 순익..79.9%↑
첫 흑자전환 실패 카카오페이, 임원 스톡옵션 실적 악화 부메랑

메이커스저널 승인 2022.02.14 17: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그룹의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카카오뱅크는 이자이익 확대와 플랫폼 부문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지만 카카오페이는 거래액 급증에도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하며 적자를 기록하였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041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9.9% 늘어난 것이다.

연간 영업수익(1조649억원)과 영업이익(2569억원)도 각각 32.4%,109.6% 늘었다.

여신 성장에 따른 이자 이익 확대와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 성장이 수익성 강화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플랫폼 수익은 1년 전보다 86.8% 성장한 932억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익도 13% 증가한 168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비이자부문 수익 비중이 25% 이상으로 유지됐다.

여신 잔액은 25조8614억원으로 작년 한해 5조5481억원 늘었다. 전월세보증금 대출과 중저신용자 고객 대상 대출이 성장을 이끌었다.

카카오뱅크 측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고객 증가에 따른 모바일 트래픽 증가를 꼽았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1799만명으로 1년 만에 255만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 대비 침투율은 64% 수준이다.

지난해 신규 고객 중 40대 이상이 60%를 차지한 것도 눈에 띈다.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서비스, 증권 계좌 개설 서비스, 모임통장 등이 40대 이상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20~30대 고객의 모바일 활동성 확대와 10대와 40대 이상의 고객 증가에 따른 모바일 트래픽 증가가 2021년 카카오뱅크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지난해 양적성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누적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99조, 누적 연결 매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4586억원을 기록해서다.

문제는 양적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가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4분기에만 288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연간 2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는 상반기까지만해도 대출·보험·증권 등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며 흑자전환을 달성했지만 하반기 들어 성장성이 둔화되며 적자폭을 키웠다.

특히 유가증권 시장 상장 직후 발생한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가 실적 악화 부메랑이 됐다. 앞서 카카오 대표 내정자였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 8명은 상장 한 달 만인 지난해 12월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 900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발생한 주식보상비용 및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4대보험 증가분, IPO 부대 비용을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99억원”이라고 강조했다.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각이 회사 영업손실의 주된 원인임을 스스로 인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 실적 발표 후 증권가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에 대한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며 “4분기 주식보상비용 발생에 따른 대규모 적자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카카오페이의 성공적인 IPO는 높은 성장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향후 높은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본격적인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도 지난 8일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실적발표에 앞서 카카오페이가 상장 이후 임원진의 스톡옵션 매도 이슈가 발생된 것에 대해 투자자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카카오페이는 출범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사업의 기틀을 견고히 다지겠다는 의미로, 올해 사업 방향을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로 정했다.

신 내정자는 “카카오페이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테크핀(기술+금융) 기업으로서 사용자들에게 명확히 인식될 수 있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카카오페이의 여러 사업과 서비스 향상에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이커스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