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사 크롬 브라우저에 언어 번역, 감지, 요약 기능을 지원하는 AI 기반 Web API를 탑재하면서, 웹 서비스 생태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기능은 브라우저만으로도 작동 가능하며, 향후 웹 개발자와 콘텐츠 플랫폼, 국내 IT기업에 적잖은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구글이 자사 크롬 브라우저에 AI 언어 기능을 내장한 Web API 3종을 새롭게 도입했다. ▲번역(Translator API), ▲언어 감지(Language Detector API), ▲요약(Summarizer API) 기능이 포함되며, 모두 JavaScript 기반으로 브라우저 자체에서 실행된다.
해당 기능들은 별도의 서버 호출 없이 브라우저 내 AI 모델을 통해 작동한다. 사용자는 웹페이지 이용 중 별도의 플러그인이나 외부 서비스 없이도 자연어 처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단, 조직 정책(GenAILocalFoundationalModelSettings)에 따라 모델 다운로드가 차단된 환경에서는 기능이 제한된다.
■ 각 API 주요 기능
Translator API: 웹페이지 내 텍스트를 사용자의 언어로 번역한다. 브라우저가 직접 처리하며, 외부 서버 연동은 필요 없다.
Language Detector API: 입력된 텍스트의 언어를 감지하고 신뢰도 점수도 제공한다. 모든 처리는 로컬 환경에서 이뤄진다.
Summarizer API: 긴 텍스트 콘텐츠를 요약한다. 블로그, 문서, 코드 저장소 등에 활용 가능하다.
해당 API들은 ChromeStatus 웹사이트에 기술 사양이 공개돼 있으며, 일부는 실험적 기능(Experimental Flag)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은 과거에도 웹 기반 음성 인식(SpeechRecognition) 및 번역 API를 시범 운영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크롬에 직접 사전 학습된 AI 모델을 내장해 로컬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국내 기업 영향 분석
■ 번역 API 시장 위축 가능성
크롬이 무료로 고성능 번역 기능을 제공하면, 파파고·카카오 i 번역 API 등 기존 상용 번역 서비스의 활용도가 감소할 수 있다.
■ 콘텐츠 플랫폼 체류 시간 감소 우려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등 텍스트 기반 콘텐츠 서비스는 사용자가 크롬의 요약 기능만으로 콘텐츠 소비를 빠르게 끝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체류 시간 및 광고 노출 기회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 데이터 보안 측면에서의 기회
크롬 API는 모든 처리를 로컬에서 수행하므로,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공공기관이나 금융·의료 기업에게는 매력적인 옵션이 될 수 있다.
■ 웹 개발 생태계 재편
크롬 내장 API만으로 번역·요약 기능 구현이 가능해지면서, 중소 개발사나 스타트업은 AI 기능을 손쉽게 탑재할 수 있다. 반면, 기존 AI API 공급 기업은 비즈니스 전략 조정이 불가피하다.
◆전문가 진단
이형재 AI 플랫폼 전문가는 “브라우저가 AI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사용자 경험이 구글에 집중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은 로컬 특화 언어모델 개발이나 UX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망
크롬의 AI API 도입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웹 플랫폼 전반의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웹 서비스 기업들은 사용자 경험, 콘텐츠 전략, 보안 정책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