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90원 당당치킨 논쟁, 소비자의 권익이냐 상권보호냐
-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초저가 치킨 경쟁
- ‘통큰 치킨’ 비판하던 12년 전과는 다른 소비자 반응
메이커스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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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5 10:28 | 최종 수정 2022.08.2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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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에서 마리당 6,990원인 ‘당당치킨’을 출시한 이후 다른 대형마트들도 하나 둘 초저가 치킨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행사로 이달 18일부터 후라이드 치킨을 마리당 5,980원에 판매하고 있고 24일까지 판매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한마리 반 분량의 닭을 ‘한통치킨’이라는 이름으로 8,800원에 파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대체로 시식평을 들어보면 맛은 인기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서 살짝 밀리지만 배달비까지 하면 요즘 훌쩍 2만원을 넘어가버리는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 약 3분의 1가격이라 굉장한 가성비 상품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현재 대형마트에서는 소비자들이 오픈시간에 맞추어 치킨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는 오픈런까지 벌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계속해서 올라가는 프랜차이즈 치킨 값에 불만을 표하는 소비자들이 많았고 물가가 많이 올라 소비가 부담되는 지금 시기에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판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업계와의 대립
한편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점주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프랜차이즈 치킨의 가격은 계속 올랐지만 배달비와 배달업체 수수료, 인건비, 월세 등으로 정작 자신들은 남는 것이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대형마트가 초저가 치킨을 싼 가격에 납품할 수 있는 이유는 대형마트이기 때문에 매장 운영비용이 들지 않고 원재료 대량 구매 등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가능한 가격구조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단순히 가격 자체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의 원가를 비교해 보면 7천원 정도의 대형마트 치킨의 닭에 대한 원가는 3천원~4천원 수준이고 2만원 상당의 프랜차이즈 치킨의 닭은 5천 4백원에서 6천원 수준이라고 추정된다. 보통 대형마트 치킨은 프랜차이즈 치킨에 비해 무게가 작은 닭을 쓴다는 것을 감안해도 닭 원가 차이가 상당하다. 이는 대형마트는 대량매입을 통해 닭을 구매하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여러 단계를 거쳐서 비교적 소량의 닭을 매장에 받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간 탓이다. 추가로 튀기는데 사용하는 기름의 원가도 마트가 프랜차이즈 보다 낮고 마트는 따로 배달업체를 이용하지 않고 매장을 운영하지 않아 마트에서 바로 치킨을 파는 단순한 유통구조로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당당치킨이 다시 불러일으킨 대형마트 초저가 치킨 논쟁으로 12년전 통큰치킨 논쟁이 재조명되었다.
2010년 12월 9일 롯데마트는 닭 한 마리에 5,000원 하는 ‘통큰치킨’을 출시하였다. 그 당시에도 저렴한 치킨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으나 대기업의 횡포로 골목 상권을 죽이고 영세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비판이 제기되자 출시 일주일만에 판매를 중단하게 되었다.
소비자들의 이어져 오고 있던 프랜차이즈 치킨의 높은 가격에 대한 불만을 볼 때 통큰치킨 논쟁과 달리 이번 초저가 치킨 논쟁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랜차이즈 치킨 본사들에게는 높은 영업이익률이 가맹점들에게 폭리 취하며 쥐어짠 결과라는 비판도 많이 제기되고 있어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대형마트에 항의할 것이 아니라 본사에 항의해야 된다는 의견도 많이 제시되고 있다. 시장·소비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나 상권을 보호해야 하나의 문제에서 이번에 소비자들은 전자에 힘을 실어 주는 듯 보인다.
동경민 기자, 안채원 기자, 양혜원 기자 (에디터서포터즈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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