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ㆍ폭행 전과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조폭 유튜버’… 공권력 조롱까지

- 청소년 선도 명분이라고 주장하나 실상은 금전 목적
- 조직 간 패싸움 일부러 연출하며 공권력 조롱도 서슴지 않아
- 청소년들의 모방 범죄 우려…입법 등 대책 마련 필요해

메이커스저널 승인 2022.10.18 13:07 의견 0
조직 폭력배 출신 유튜버들이 늘어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 출처=픽사베이)

조직 폭력배 출신들이 과거 마약 투약과 성추행, 폭행 같은 범죄 전과를 무용담처럼 전하는 이른바 ‘조폭 유튜버’가 인기를 끌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전국 각 시·도 경찰청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0명이던 '조폭 유튜버'는 올해 8월 기준 9명으로 증가했다. 조 의원은 운영자 대부분이 전직 또는 현직 조직 폭력배라며 출소 후 개과천선했다고 주장하면서 청소년 선도를 명분으로 방송을 하고 있다는 실태를 전했다.

유튜브 채널 ‘명천가족TV’를 운영하는 김명천 씨는 우리나라 최대 마약판매 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 김씨는 1997년과 1999년 필로폰 3.6㎏을 밀수하다가 발각돼 추징금 30억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또 다른 채널인 ‘현송TV’를 운영하는 이경화 씨는 국내 최대 조폭 사건들 중 하나로 꼽히는 광명 4거리파 사건의 주범이었다고 조 의원실은 전했다.

조직 폭력배 유튜버들을 담당하는 경찰에 따르면 실제 목적은 청소년 선도가 아닌 돈이다. 조폭 유튜버들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조직간 패싸움까지 연출한다. 두목끼리 협의해 패싸움을 하고, 서로 고소고발 후 경찰 수사를 하는 등의 과정을 모두 중계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 조회수를 올리기도 한다. 이들은 처벌 직전 합의해 처벌을 피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조롱하고 심지어 수사하는 형사들에 대한 고소고발도 서슴지 않는다.

조 의원은 "기존 조폭의 고령화, 유흥업소 보호비 같은 수입원 감소 등 조폭 생활만으로 돈 벌기 어려운 요즘 온라인 도박사이트, 보이스피싱 등 지능형 조직범죄로 옮겨가는 추세다"라며 "조폭 유튜버도 같은 맥락이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서 "경찰청에서는 조폭 유튜브 채널을 9개로 파악하고 있는데, 실제 수사관 등의 말을 들어보면 3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제재가 이뤄지지 않아 채널이 더욱 늘어날 경우 청소년들의 모방범죄 증가 등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직 폭력배 유튜버 중에는 조폭이 되고 싶다는 미성년자들에게 조폭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조 의원은 "현재로선 불법행위가 발견될 경우 경찰청 등 수사기관이 현행법에 근거해 사후 규제를 하거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콘텐츠 심의를 강화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지적하며 “쉽지는 않겠지만 방송통신위원회와 구글의 협조를 얻어서 청소년들의 연령을 제한한다든가 아주 심한 폭력성, 선정성이 있는 것은 방송을 못 하게 한다거나 또 삼진아웃제를 한다든가 하는 입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혜원 기자 (에디터 서포터즈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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