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인증 지연과 미중 무역제한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6%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6분기 만에 가장 큰 감소폭으로, AI 반도체 경쟁에서의 어려움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AI 칩 인증 지연과 무역제한이 주요 원인

회사 측은 미국의 첨단 AI 칩 대중국 수출 제한과 엔비디아(Nvidia)로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 출하 지연이 실적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의 HBM3E 12단 칩은 엔비디아의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올해 주요 출하가 어려운 상황이다.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연간 HBM 출하량은 인증 지연으로 2025년에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년 HBM 시장 점유율이 55%에 달하는 반면 삼성은 10%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역 관세 압박까지…복합적 리스크

이번 실적 경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8월 1일부터 한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시점과 맞물린다. 삼성 CFO 박순철은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수요 둔화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매출은 74조 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이는 반도체 부문의 구조적 문제를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는 계속되고 있으나, 삼성은 하반기 수요 회복으로 손실 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회복 가능할까

삼성은 7월 10일 새로운 갤럭시 폴더블폰 공개를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국내외 주요 시장 판매 증가로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도 2022년~2023년 저점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또한 삼성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8조8천억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지원금을 확보했다. 이는 텍사스 AI 반도체 생산 투자에 활용돼, 장기적으로 삼성의 AI 칩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 인증 확보와 중국 시장 의존도 축소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임지윤 기자 (dlagyo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