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오픈AI,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과 비영리 단체 연구진들이 AI 추론 모델의 소위 ‘생각’을 감시하는 기술에 대한 심층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테크크런치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들은 ‘Chain of Thought Monitorability: A New and Fragile Opportunity for AI Safety‘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입장문에서 밝힌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의 공동 성명 의견은 분명하다. AI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때 중간 사고 과정을 외부에 표현하는 방식, 즉 '사고의 연쇄(Chain-of-Thought, CoT)'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가능하며, 이것이 AI 안전성 확보에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CoT 기능은 OpenAI의 O3, DeepSeek의 R1, Google DeepMind의 Gemini 시리즈와 같은 최신 AI 추론 모델에 실제 구현되어 있다. CoT는 단순한 출력 기능이 아니라 AI가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인간이 관찰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수단이다.

팩트 확인 결과, CoT 모니터링은 현재 일부 모델에서 실제로 구현되어 있으며, 개발자의 설정에 따라 사고 흐름을 출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능은 모델 구조나 상업적 목적에 따라 비활성화될 수도 있는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점에서, 연구자들은 CoT의 보존과 제도화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CoT 모니터링의 의의: AI의 블랙박스를 여는 드문 창

CoT 모니터링의 의미는 단순히 AI의 답변을 설명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이 기능은 AI가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어떤 사고 흐름을 통해 결정을 내리는지, 인간이 추적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창구다. 이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았던 AI의 '블랙박스'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이기도 하다.

오픈AI 연구원 보웬 베이커는 “지금이 아니면 CoT 기능이 사라질 수도 있다. 우리는 중요한 순간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 역시 "2027년까지 AI 블랙박스를 해체하겠다"는 비전을 밝히며, CoT 기술과 해석가능성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선언했다.

업계 반응: 투명성과 성능 사이의 딜레마

이번 성명에는 AI 업계의 최고 인물들이 대거 참여했다. 오픈AI의 마크 첸, 딥마인드 공동창립자 셰인 레그,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xAI의 안전 고문 댄 헨드릭스, Safe Superintelligence의 일리야 수츠케버 등 업계 핵심 리더들이 서명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AI가 인류와 함께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고 흐름의 투명성을 유지해야 하며, CoT는 그러한 투명성을 실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도 제기된다. CoT는 내부 작동 방식을 외부에 노출시킬 수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기밀 유출의 가능성이라는 부담이 있다. 또한, 모델 경량화와 반응속도 향상이 핵심 과제가 되면서, CoT 기능이 성능 개선 과정에서 희생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앤트로픽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CoT 출력이 실제 모델의 사고 과정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이 기능의 신뢰도에 대한 검증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향후 전망: CoT는 AI 신뢰성 확보를 위한 핵심 메타데이터

향후 CoT 기술은 AI 거버넌스와 감시 체계 구축에 있어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가 내리는 판단을 감사(Auditing)하거나, 그 결정이 인간의 가치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자율형 AI 에이전트의 이상 행동을 추적하거나 디버깅하는 데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교육 현장에서는 AI의 사고 흐름을 학습 모델로 재구성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그러나 이 모든 활용 가능성은 CoT 기능이 유지되고,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을 때만 실현 가능하다. 지금 이 시점이 바로 그러한 가능성을 제도화하고 연구를 활성화해야 할 마지막 기회라는 경고가 연구진들의 성명에 담겨 있다.

인사이트: AI의 ‘생각’을 감시할 수 없다면, 우리는 AI를 신뢰할 수 없다

현재 CoT 모니터링은 인간이 AI를 감시하고 이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다. 이 창구가 닫히는 순간, 우리는 더욱 강력해진 AI와 함께하면서도 그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는 ‘깜깜이’ 상태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이 기술은 AI 성능의 일부가 아니라, AI의 신뢰성, 투명성, 윤리성을 보장하는 핵심 도구다. 단기적인 성능 경쟁에 밀려 사라지기 전에, 이를 표준화하고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AI를 이해하고 통제하기 위한 노력은 단순한 연구 개발을 넘어서, 인류 전체의 디지털 안전을 지키는 사회적 계약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해당 기사의 원문은 ‘Chain of Thought Monitorability: A New and Fragile Opportunity for AI Safety‘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확인 가능하다.
※ https://tomekkorbak.com/cot-monitorability-is-a-fragile-opportunity/cot_monitoring.pdf

"AI는 무엇을 생각하는가?"보다 중요한 질문은, "그 생각을 인간이 추적할 수 있는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