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범용인공지능(AGI)에 대한 기대가 최근 오픈AI의 GPT-5 공개를 계기로 회의론과 낙관론으로 갈라지고 있다.
산업계와 학계는 초지능으로의 도약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시각을 보이며, 단기적으로는 특화형 AI가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AGI란 무엇인가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은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지능을 갖고 다양한 과제를 스스로 학습하고 해결하는 AI를 말한다. 테크 업계는 AGI가 실현되면 인간의 노동이 대거 대체되고, 나아가 AI가 스스로를 개선하며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 기대해왔다. 궁극적으로는 인간 지능을 초월하는 인공초지능(ASI·Artificial Superintelligence)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 회의론: “AGI는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다”
AGI 회의론은 최근 오픈AI가 8월 7일 공개한 GPT-5를 계기로 확산됐다. GPT-5는 안정성 측면에서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철자 오류와 맥락 이해 부족을 드러내며 기대에 못 미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AGI로 가는 획기적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왔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AGI가 개발될 수 있다”고 했지만, 최근 CNBC 인터뷰에서는 “AGI라는 용어는 유용하지 않다”고 발언을 바꿨다. 그는 “갑작스럽게 완벽한 AGI가 나타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점진적 발전만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일론 머스크와 가까운 인사인 데이비드 삭스도 “AI가 신과 같은 초지능으로 급격히 도약할 것이라는 예측은 빗나갔다”며, 현재의 AI는 인간을 대체하기보다 보조적 도구에 머무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AI 활용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은 가능하지만, 초지능으로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낙관론: “AGI는 시간 문제일 뿐”
반면, 일부 학계와 연구자들은 AGI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본다. MIT 연구진은 “언어·비전·추론 능력이 결합된 멀티모달 AI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며 “10~15년 내에 초기 형태의 AGI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 사례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다. 단백질 구조를 정확히 예측해 생명과학 연구에 혁신을 가져온 이 모델은 비록 좁은 영역의 문제를 풀었지만, 복잡한 과학 연구 전체에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AGI의 전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율주행, 의료 진단, 금융 리스크 관리 등 분야에서도 특화형 AI의 성과가 빠르게 쌓이며 “AGI를 향한 단계적 진보가 진행 중”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중간지대: 특화형 AI의 현실적 가치
현재 다수의 기업과 개발자는 범용 AI보다 특정 분야에 특화된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의료 영상 판독, 자율주행 차량, 법률 문서 분석 등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Narrow AI가 더 큰 산업적 가치를 제공하고, AGI는 장기적 연구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 결론: 균형 잡힌 접근 필요
AGI를 둘러싼 논쟁은 낙관론과 회의론의 충돌로 요약된다. 낙관론은 멀티모달 AI와 연구 성과를 근거로 “시간이 문제일 뿐”이라 주장하는 반면, 회의론은 기술적 한계와 사회적 효용을 들어 “AGI는 환상”이라고 본다. 전문가들은 “AGI라는 추상적 개념에 집착하기보다 현재 AI가 제공하는 효용과 한계를 냉정히 평가하고, 산업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