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뭐에 돈 써요?"라는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려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커피 한 잔, 이색 취미 클래스, 편의점 도시락, 한정판 스니커즈까지—청년들의 소비는 어느 한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는다. 소비는 더 이상 단순한 '지출'이 아니라, 자기 표현이자 삶의 태도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는 ‘가성비’와 ‘개성’, ‘경험’과 ‘실용’을 동시에 챙기며 소비의 문법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2025년 한국 청년 소비자들은 단순한 물건 구매를 넘어, 자신의 가치와 개성을 드러내는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가격보다 경험', '소유보다 표현', '브랜드보다 가치'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바꾸고 있는 것이다.
첫째, 경험과 자기표현 중심 소비가 두드러진다. SNS 콘텐츠화가 가능한 여행, 문화 체험, 한정판 아트 굿즈 등은 청년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브랜드의 사회적 가치나 윤리성(ESG)을 고려해 소비하는 태도도 확산 중이다. 소비는 곧 자기 브랜딩의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둘째, 가성비와 실용성을 중시한 '듀프 소비'가 증가세다. 경기 불안과 물가 상승 속에서 명품 대신 저렴한 대체품(dupe), 중고·리셀 제품, 렌탈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다이소·편의점과 같은 저가 채널 이용도 눈에 띄게 늘었다. 체크카드를 통한 소비 절제 역시 주요한 소비 태도 중 하나다.
셋째, 구독경제와 순환소비도 일상화되었다. 영상·음악 스트리밍뿐 아니라 패션, 자동차, 가전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구독형 모델이 확산 중이며, ‘필요할 때만 쓰고 파는’ 순환소비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러한 소비 방식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동시에 실용성과 환경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넷째, 편의점, 간편식, O2O 서비스는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일상화되었다. 주 4~5회 편의점에서 간식이나 식사를 해결하고, 배달이나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서비스(O2O)의 활용이 자연스러운 소비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으로, 개인화·잡식성 소비(옴니보어) 경향도 주목할 만하다. 연령, 성별, 집단 경계를 넘어 취향 기반의 소비가 확산되며, 다양한 분야(패션, 뷰티, IT, 건강, 취미 등)에서 혼합적인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단일 카테고리에 국한되지 않고, 다채로운 소비 경험을 추구하는 '잡식성 소비자'가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청년 세대가 더는 단순 소비자가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설계하고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창의적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브랜드와 시장은 그들의 가치관, 윤리적 기준, 실용성, 디지털 사용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2025년 청년 소비의 키워드는 ‘개성·가치·가성비·구독·잡식성’이다. 소비의 본질이 '자기표현과 의미 있는 경험'으로 확장되면서, 이들의 일상은 소비를 통해 더 창의적으로, 더 실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임지윤 기자(dlagyo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