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AI 시대의 실무 경쟁력, '좋은 질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현장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질 좋은 데이터'와 '기초 코딩 능력'을 핵심 역량으로 꼽는다.
◆질문보다 중요한 건 데이터다
인공지능 활용과 관련해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답을 얻는다’는 통념은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최근 부상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이라는 용어 역시 이 같은 믿음을 반영한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서울대학교 AI 연구원 소속 박한별 연구원은 “좋은 질문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것이 AI 활용의 성패를 좌우하지는 않는다”며 “특히 기업 현장이나 연구 환경에서는 질문보다도 AI에게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제공하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롬프트 기술은 일종의 조율 수단에 불과하며, 고품질 데이터와 설계된 워크플로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AI의 응답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이미 데이터 기반 중심으로 이동 중
인공지능을 실무에 도입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데이터 처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수준이 아니라, 이를 가공하고 분석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작업이 AI의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데이터플로우’의 이찬우 대표는 “우리는 고객의 CRM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며 “이 과정에서 핵심은 어떤 AI를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잘 정리된 데이터를 AI에게 제공하느냐”라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를 다듬고 구조화하는 전처리 과정은 대부분 코딩 기반이며, 이를 자동화하지 않으면 운영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I 시대, 코딩은 더 이상 개발자만의 영역 아니다
이제는 비개발 직군조차도 기본적인 코딩 소양을 요구받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엑셀과 같은 툴 기반 업무 자동화를 넘어, 파이썬이나 SQL, 앱스크립트, HTML, 파워쿼리 같은 경량 코딩 도구가 업무 효율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AI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교육과정에 ‘비개발자를 위한 파이썬’ 같은 기본 코딩 교육을 포함하는 추세”라며 “AI 툴의 응답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공하고 활용하려면 결국 데이터를 스스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뚜렷하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최근 비개발자 직군을 대상으로 내부 코딩 역량 배양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코딩은 AI와의 소통 수단이다
AI는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는 수준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복잡한 데이터 처리와 연산은 '기계의 언어' 즉, 코드로 지시해야 한다. 코딩은 결국 AI와 인간을 이어주는 중간 언어다.
AI 개발 컨설팅 기업 '코드플래닛'의 기술이사 김윤석 박사는 “프롬프트로 AI에게 요청을 할 수는 있지만, 원하는 대로 정제된 결과를 지속적으로 얻기 위해선 반복 실행과 데이터 조정이 필요하다”며 “이때 코딩을 통해 AI의 작업을 자동화하거나 제어할 수 있느냐가 실무의 성과를 가르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반복적인 리포트 작성 업무나 고객 응답 템플릿 생성 등은 코딩 기반의 자동화를 통해 수십 배의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AI 성공 활용의 3요소: 데이터, 전달력, 자동화
결국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질문을 잘하는 것을 넘어서, ‘질 좋은 데이터를 준비하고’, ‘AI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며’, ‘필요한 과정을 자동화하거나 재사용 가능하게 구성하는’ 능력으로 귀결된다.
이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AI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 반면, 이 능력이 충분히 갖춰진 개인이나 조직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생산성 파트너’로 삼아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결론: AI 시대의 실무력은 데이터와 코딩에서 나온다
AI 시대에 진정으로 중요한 실무 능력은 화려한 프롬프트 기술이나 질문력이 아니라, 데이터를 주도적으로 다루고, AI의 작업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업과 개인 모두 이제는 ‘질문하는 법’보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다루는 법’, ‘코드를 활용해 AI를 도구로 만드는 법’에 더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한 기술 숙련을 넘어서, AI를 활용해 스스로의 업무를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미래의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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