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hasm Catalyst

카카오가 자사 대표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단순 메신저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확장하는 대대적 개편을 예고했다. 이번 변화는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광고와 커머스 등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카카오톡, ‘피드형’ 콘텐츠 도입

내달 열리는 연례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IF Kakao)’에서 공개될 새로운 카카오톡은 초기 화면인 ‘친구’ 탭을 전면 개편한다. 지금까지 연락처 기반 목록만 제공하던 화면에, 앞으로는 친구가 올린 사진이나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된 영상 등이 인스타그램처럼 피드 형태로 추가된다.

세 번째 탭인 ‘오픈채팅’에는 숏폼 전용 공간이 마련된다. 카카오는 자체 제작 콘텐츠와 그룹사 차원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경쟁 플랫폼과 차별화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메신저에서 플랫폼으로’ 전략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카카오톡은 이제 메신저를 넘어 콘텐츠 발견과 관계 기반 소셜 기능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숏폼 비디오 서비스 강화와 크리에이터 제작 지원 스튜디오 구축 계획도 내놨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행보를 이용자 이탈 방지 차원에서 해석한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은 2021년 800분에서 2025년 7월 709분으로 감소했다. 체류 시간을 늘려 커머스와 광고 수익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 뚜렷하다.

◆ 이용자 반발 목소리 커져

그러나 이용자 반응은 엇갈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업무 때문에 카톡을 삭제할 수도 없는데 SNS화는 부담스럽다” “전화번호만 가진 지인에게도 내 사진이 노출될까 우려된다”는 불만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의 불편함을 이유로 카카오톡에 같은 기능이 도입되는 데 대해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 전문가 진단과 과제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카카오톡을 글로벌 SNS 시장의 경쟁 구도 속에 다시 올려놓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개인정보 보호 및 이용자 선택권 보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반발 여론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이상규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메신저 특성상 강제적 연결성이 큰데, 피드형 노출까지 확대되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맞춤형 공개 범위 설정이나 비활성화 옵션이 필수적으로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실패 경험에서 배워야

카카오는 2023년에도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과 유사한 ‘펑(Pung)’ 기능을 내놓았으나 시장 반응은 미미했다. 업계는 이번 개편이 또다시 실패하지 않으려면 기능의 강제적 적용보다 선택권 확대와 콘텐츠 차별화 전략이 관건이라고 분석한다.